'1박2일'이 파업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분이 재탕 논란에 휩싸이더니 8일 방송분 역시 질적인 부분에서 지적을 듣고 있다. 8일에는 정상 방송이라는 전제하에 '전남 강진' 1탄이 전파를 탔지만 전개 속도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연출자인 최재형 PD가 새노조 파업에 가세하면서 파업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파업이 1달을 넘기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최 PD는 뒤늦게나마 지난 3월 29일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프로그램의 흥망과 노조원으로서의 본분(?) 사이에서 개인적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민 끝에 최 PD는 파업에 가세했고 9일 현재까지 제작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는 1일과 8일 방송분 모두 편집에 참여하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 6일 예정됐던 녹화 역시 잠정 연기된 상태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1박2일'은 지난 1일 방송분에서 '강원도 정선' 3탄을 내보냈지만 앞서 1, 2탄의 재탕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내용에 그쳤고 8일 방송분은 새로운 녹화분이 방송됐지만(최 PD 파업 동참 전 마지막 녹화분) 편집이나 구성상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평소 같았다면 좀 더 빠르고 긴박하게 전개됐을 법한 멤버들의 레이스 부분이 비교적 늘어지며 재미가 반감됐다.

2주째 질이 저하된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과 네티즌, 언론 등은 '1박2일'을 향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나 최 PD를 비롯해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 등 새로운 식구들이 뭉쳐 2라운드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걱정은 더한다. 한창 자리를 잡아야 할 중대한 시기, 파업 영향으로 정상적인 제작과 방송이 어려워진 현실이다.
이와 관련 KBS 예능국 한 관계자는 9일 OSEN에 "엄밀히 말해 최 PD가 빠진 이후 2주간의 방송을 '정상 방송'이라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메인 연출자가 빠진 상황에서 나머지 인력들이 편집을 하고 있지만 이는 물리적으로도 완전할 수 없다. 현 체제에서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종전의 퀄리티와 동일한 편집본이 나오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8일 '전남 강진' 편의 경우 평소 '1박2일'의 호흡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늘어진 인상을 줬다"며 "파업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녹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 결방을 대비한 자구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평소 2탄으로 나뉘어 방송하던 것을 3탄으로 늘려 방송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이는 '해피선데이'의 또 다른 코너 '남자의 자격'에도 해당되는 얘기. '남자의 자격' 역시 지난 1일에는 '남자 그리고 식스팩' 미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재탕한 데 이어 8일에는 그룹 신화와 멤버들의 대결 미션을 담은 '남자 vs 남자' 2탄을 지나치게 늘여 내보내 원성을 샀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