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최다 퇴장 및 최다 징계 감독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10 08: 55

지난 주말 개막한 프로야구 최고 화제는 역시 한화 한대화 감독의 퇴장이었다. 초유의 개막전 감독 퇴장 사례인데 그 사유도 남달랐다. '심판에 대한 불손행위'가 이날 한 감독의 공식적인 퇴장 사유였다. 8회초를 마친 뒤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로 오른 검지를 머리 가리켜 빙빙 돌리며 화장실로 간 한 감독은 돌아오니 이미 퇴장당한 상태였다. 역대로도 감독들의 퇴장 사유는 다양했다.
▲ 폭행·폭언과 선수단 철수
역대로 가장 많이 퇴장당한 감독은 김응룡 전 해태·삼성 감독이다. 최초의 감독 퇴장 포함 무려 5차례. 1983년 5월12일 인천 삼미전에서 심판에 모욕적인 언행, 1985년 5월5일 사직 롯데전 판정 불복에 따른 선수단 철수와 경기 지연 야기, 1986년 8월12일 잠실 MBC전 주심에 폭언, 1988년 9월1일 전주 롯데전 상대 선수 퇴장을 요구하며 주심을 밀치며 폭언, 1999년 4월30일 규칙위원회 결정사항 위반 및 퇴장사고 동기 유발이 퇴장 사유들이었다. 김 전 감독은 벌금으로만 145만원에 출장정지를 3경기 당했다.

그러나 퇴장의 강도로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못 따라간다. 김성근 감독은 김응룡 전 감독 다음으로 많은 3차례 퇴장을 기록했다. OB 시절이었던 1985년 7월16일 잠실 MBC전에서 판정 불복으로 선수단을 철수시키며 몰수게임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제재금 50만원과 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쌍방울로 옮긴 1998년 7월11일 수원 현대전에서는 마운드 높이 문제 시비로 31분간 경기진행을 거부하다 퇴장됐다. 1999년 6월18일 전주 두산전에서는 홈 태그 아웃 판정에 불복, 퇴장 명령마저 거부하며 심판 폭행으로 전치 2주 상해를 입혔다. 이는 지금도 감독 퇴장의 최고 제재금(200만원)과 최다 출장정지(12경기) 징계로 남아있다.
1994년 5월12일 쌍방울 한동화 감독은 판정 불만으로 심판을 밀치는 바람에 퇴장당했고, 2000년 6월25일 삼성 김용희 감독은 심판의 멱살을 잡고 항의한 탓에 최고 제재금 200만원을 물어야 했다. 2010년 5월22일 LG 박종훈 감독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항의하다 심판의 허리를 살짝 접촉한 게 퇴장 사유였고, 2010년 6월9일 한화 한대화 감독도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심판에게 욕설을 하다 곧장 퇴장 조치됐다.
▲ 방망이·의자·모자 투척
2006년 6월3일 LG 이순철 감독은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에 폭언을 하고 수 차례 심판의 가슴을 밀어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에 격분한 이 감독은 덕아웃에서 방망이를 들고 나와 그라운드에 투척했다. 당시 LG는 하위권으로 처져 있었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 감독의 액션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 감독은 퇴장 이틀 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고, 이 때문에 유일하게 벌칙 내규 미적용 대상자로 남았다.
2007년 6월7일 KIA 서정환 감독도 각종 물건을 활용했다. 1루심이 체크 스윙 판정에 불만을 나타낸 김상훈을 퇴장시킨 게 발단이었다. 이에 서 감독은 심판에게 모자를 벗어던지고 배로 밀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흥분한 서 감독은 덕아웃으로 들어온 뒤 철제의자와 두 동강 낸 방망이를 그라운드로 내던졌다. 그해 KIA는 최하위로 추락해 있었고, 서 감독의 액션도 선수단 사기 진작 차원의 의미가 강했다.
2008년 6월10일에는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됐다. 항의 과정에서 이 감독이 심판을 향해 배를 들이밀다 퇴장 조치를 받았다. 이에 이 감독은 모자를 벗어 심판을 향해 던지며 분노를 나타냈다. 이튿날 이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도 올려줄 겸 해서 어필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그해 창단한 히어로즈는 선수들의 연봉이 대폭 깎이고, 팀 성적도 나지 않아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 코치와 몸싸움, 규정 위반
1997년 6월22일 대구 LG전에서 삼성 백인천 감독은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하며 퇴장됐다. 상대팀 코치와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그해 LG의 문제 제기로 백 감독과 삼성은 부정 배트 의혹을 받았다. 5월4일 대구 LG전에서 정경배의 연타석 만루홈런 포함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9개)·득점(27점)으로 삼성 타선이 대폭발하자 LG가 삼성 타자들의 배트에 대한 의혹을 일으킨 것이다.
껄끄러운 관계가 된 LG전에서 백 감독은 기어이 폭발했다. LG가 6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9점 앞선 9회초에 2루 도루를 하자 삼성 벤치에서 비아냥 대는 소리가 나왔다. 이를 들은 알바레즈 코치가 9회초를 마친 삼성 벤치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격분해 덕아웃에서 뛰쳐나온 백 감독은 알바레즈 코치와 멱살잡이로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 초유의 감독과 코치의 몸싸움에 따른 퇴장이었다. 백 감독은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사령탑으로 남아있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도 퇴장이 한 번 있었다. 2009년 5월19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말 무사 1·2루 이원석 타석에서 투수 이상화에게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올라간 게 이유였다. 이상화가 초구를 던지기 전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가 먼저 마운드에 올라간 상황이었는데 이상화가 초구를 던진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상화의 부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로이스터 감독은 마운드로 향했지만 돌아온 건 퇴장 조치였다. 야구규칙 8조6항 '마운드행 제한'에 의거한 퇴장. 한국 룰을 인지하지 못한 로이스터 감독은 심판원의 제지에도 마운드로 향했다. 문화차이로 빚어진 일종의 해프닝이었고, 벌금 및 출장정지 등의 제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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