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선 모델들의 헤어스타일을 보면 디자이너의 개성이 보인다?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는 ‘2012-2013 F/W 서울패션위크’가 열렸다. 이에 따라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솜씨를 한 자리에서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수십 명의 디자이너들의 명성을 담은 만큼 수백 벌의 의상이 런웨이에 올랐다. 이 와중 자꾸 눈길이 가는 건 바로 모델의 헤어스타일.
헤어스타일은 의상을 더욱 빛나게 하며, 디자이너의 콘셉트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런웨이의 필수요소가 됐다.
▲ '모자' 활용 오뜨꾸뛰르적 표현

김동순 컬렉션에 등장한 방울 달린 비니는 수공예적인 느낌이 독특하다. 동일한 디자인이지만 다양한 무채색을 이용한 모자를 활용해 룩의 완성도를 조화롭게 했으며, 니트 모자가 주는 손뜨개 느낌 때문에 편안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된 런웨이를 완성했다.
김철웅 컬렉션에서는 오버사이즈 챙 모자가 등장했다. 소재 또한 동물의 털처럼 무거운 느낌이 강해 부피감이 느껴졌다. 의상 역시 모자와 닮은 부피감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비대칭의 실루엣을 이용해 의외로 조화로운 페미닌 룩을 완성했다.
루비나 컬렉션에는 짚을 엮어 만든 듯 민속적인 느낌의 모자가 등장했다. 아시아의 집시를 찾아 떠나는 민속여행 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묘족이나 티벳 등 원초적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룩으로 자유로운 우아함을 예술적으로 표현해냈다.
▲ ‘헤어밴드’ 활용 여성스러움 UP

박윤수 컬렉션에서는 한 뼘 정도의 폭이 큰 리본 헤어밴드가 등장했다. 글로벌 감성의 크리에이티브한 스트리트 웨어를 표현한 컬렉션의 전체적인 의상과 함께 헤어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모델들의 오렌지 컬러 아이 메이크업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지은 컬렉션에서는 손뜨개 느낌이 나는 흰색 헤어밴드가 등장했다. 한 올 한 올 원단 패턴부터 실루엣까지 직접 손으로 창조해 나가는 브랜드의 이념과 꼭 닮아 있다.
안윤정 컬렉션에서는 골드 컬러의 얇은 헤어밴드가 등장했다. 로열 페미닌이란 콘셉트 아래 완성된 이번 컬렉션에서는 골드 헤어밴드가 마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왕관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전체적인 컬렉션 역시 편안함과 활동성을 강조한 정장라인으로 이루어졌다.
▲ ‘긴 생머리’로 보다 모던하게

이신우 컬렉션에는 5:5 가르마를 타고 직선으로 떨어지는 ‘긴 생머리’가 눈길을 끌었다. 머리의 직선 실루엣과는 대조적으로 의상에서는 곡선 형태의 실루엣이 조화로워 보다 중성적인 느낌의 페미닌 룩이 완성됐다.
최복호 컬렉션에서는 ‘자연스러운 긴 생머리’가 등장했다. 모델이 걸을 때 마다 찰랑이는 머릿결을 따라 보다 동양적인 미(美)를 엿보게 한다. 특히 강한 컬러와 소재의 패치워크의 옷들과는 대조적인 헤어스타일로 보다 친숙한 느낌의 클래식 보헤미안 룩을 엿 볼 수 있었다.
김홍범 컬렉션에 등장한 생머리는 어깨까지 오는 길이에 숱을 치지 않아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타일이다. 이는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방향인 ‘점점 세게, 점점 여리게’와 닮아있고, 이번 컬렉션의 모던한 룩을 보다 강렬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
▲ ‘볼륨업 헤어’로 보다 우아하게

양희득 컬렉션에서는 뒷모습이 말꼬리를 연상케 하는 ‘포니테일 헤어’가 등장했다. 단, 정수리 부위에 볼륨을 주어 보다 우아한 레트로 풍의 매력이 더해졌다. 이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 갈등하는 여인의 욕망이란 콘셉트에 정확히 표현하는 헤어스타일로 보인다.
박항치 컬렉션에 등장한 볼륨헤어는 가르마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봉긋한 독특함이 전해진다. 이는 아름다움과 경제적인 성공 두 가지를 가진 현대 여성을 표현해낸 이미지다.
신장경 컬렉션에서는 부채꼴 형태의 독특한 볼륨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는 ‘항아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때문인지 의상 역시 헤어스타일처럼 둥근 곡선형을 띄우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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