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희망, 롯데 강영식의 올 시즌 화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4.10 10: 51

롯데 자이언츠 투수 강영식(31)의 올 시즌 화두는 감동과 희망. 그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평균자책점 2.50 이하, 사사구 13개 이하, WHIP 0.90 이하, 홀드 20개 이상을 목표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수치상 목표를 설정한 뒤 뭔가 족쇄를 찬 느낌이 들어 마음을 바꿨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겠다는 그의 포부도 깔려 있다. 강영식은 "내가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동과 희망을 주는게 목표"라고 대답했다.
▲매도 일찍 맞는게 낫다
강영식은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가 끝날 무렵 갑작스런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그저 가벼운 담 증세로 여겼지만 일어서는게 힘들 만큼 상태가 악화됐었다. 물론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강영식은 "전훈 캠프 때 열심히 몸을 만들었는데 허리가 아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게 아쉽다. 한 번 아프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아프면 안된다"고 컨디션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얻은 것도 있다. "안 아프면 제일 좋지만은 시즌 전에 아팠으니 천만다행이다. 덕분에 스트레칭 등 보강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강영식은 잘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큰 편이었다. 경기에서 뜻대로 되지 않을때면 고민에 휩싸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박찬호(한화)와 김병현(넥센)의 투구를 지켜보면서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시범경기 내내 두 선배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도대체 뭐가 다를까 생각했었다. 메이저리그 124승 출신 투수 박찬호 선배도 흔들리더라. 그런데 나는 왜 하나 하나에 집착하는가 싶었다". 마운드에 오를때면 필승 의지보다 심리적 중압감이 더욱 컸다. 그는 "마운드에서 나만의 틀을 정해놓고 스스로 가두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동안 너무 진지했다. 이제부터는 즐기겠다"고.
▲위기는 곧 기회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해 마운드 강화를 꾀했다. 하지만 정대현은 무릎 수술, 이승호는 컨디션 저하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마운드 운용에 큰 차질을 빚게 됐지만 강영식은 '위기는 곧 기회'라고 여겼다. 그는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기량을 고루 갖춘 투수 2명이 빠진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겠지만은 언젠가는 올 것"이라면서 "지금은 모든게 백지 상태다. 이제 붓을 들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림을 그리느냐가 중요하다. 안된다고 주저 앉을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헤쳐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승 계투조, 이겨야 빛을 보는 자리
필승 계투조는 이른바 3D 업종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잘 해도 본전이다. 어쩌다 막지 못하면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는다. 그래서 강영식은 "우리는 이겨야 빛을 보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강영식은 정대현과 이승호가 빠졌지만 "남은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어느덧 중고참 대열에 합류한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가진 경험을 토대로 좀 더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감동과 희망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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