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제국의 아이들? 로마 제국? (사인 CD) 필요 없어요.”(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방송 프로그램 속 셀프디스가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셀프디스는 ‘셀프(Self, 스스로)’와 ‘디스(Dis, 비방)’를 합친 것으로 자기 자신을 비난할 때 쓰는 신조어다. 이 단어는 인터넷에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일을 할 때 주로 쓰이고 있다. 셀프디스가 신조어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방송 프로그램 속 셀프디스 역시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새 일일시트콤 ‘스탠바이’에서 임시완은 새 아버지가 될 류진행(류진 분)이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남자그룹 사인 받아다줄까? 제국의 아이들 어떠냐”고 제안하자 “어느 제국의 아이들? 로마 제국? (사인 CD) 필요 없고 엄마랑 헤어져라”라고 쏘아붙였다. 임시완은 실제로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 까닭에 시청자들은 아무리 극중이라도 임시완의 셀프디스가 즐겁다는 반응이다.

또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도 셀프디스가 등장한다. 외주제작사 제작 PD인 차윤희(김남주 분)는 자신이 대학시절 가르쳤던 학생 천재용(이희준 분)을 협찬회사 실장으로 다시 만난다. 재용은 윤희가 제작하는 드라마의 협찬을 거부하는 이유로 “남자가 바람 피우면 여자는 바로 이혼한 후 뜬금없이 자아를 찾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또 사회적인 성공을 하고 멋진 남자가 들이댄다. 현실성 없는 드라마 때문에 윤리가 망가지고, 남자한테 막말을 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재용이 지적한 한국 드라마 속 주요 내용은 박지은 작가가 쓴 여왕 시리즈와 비슷하기도 하다.
재미를 위해 셀프디스를 극중 소재로 사용하는 TV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시청자들은 “무릎을 치고 봤다”, “이런 게 진정한 셀프디스”, “작가님 센스대박”이라면서 셀프디스에 호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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