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리버풀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버풀은 올시즌 정규리그 38라운드 중 32경기를 치른 현재 11승 10무 11패로 정확히 반타작의 성적에 그치면서 8위의 저조한 순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리그 우승 18회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 FA 컵 7회 우승, 리그컵(칼링컵) 8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팀에 걸맞지 않은 성적.

리버풀의 최근 리그 성적을 들여다 보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큰 침체기에 빠진 것을 알 수 있다. 리버풀은 지난해 12월 21일(이하 한국시간) 위건전을 기점으로 지난 7일 아스톤 빌라전까지 정규리그 16번의 경기서 3승 5무 8패로 최악의 성적을 남긴 것.
더욱이 강등권인 볼튼(16위, 1-3) 퀸스 파크 레인저스(17위, 2-3) 위건(19위, 1-2)에 잇달아 패배한 것은 리버풀의 암울한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리버풀을 이토록 곤두박질치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역시 빈약한 득점력이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32경기서 37골을 기록, 리그 12위의 저조한 수치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겨울 이적 시장에서 35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뉴캐슬에 지불하고 야심차게 데려 온 앤디 캐롤은 30경기에 나와 3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올리고 있고, '주포' 루이스 수아레스(8골)와 '캡틴' 스티븐 제라드(5골)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정도의 활약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 선수 중 리그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 빈공에 허덕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지도력 문제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루카스 레이바의 부재 등이 올시즌 리버풀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하지만 리그 32경기서 34실점만을 허용한 수비진은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7실점)와 맨체스터 시티(26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어 리버풀이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요소다.
이에 더해 또 하나의 위안거리인 것은 리버풀이 2005-2006시즌 FA컵 우승 이후 올시즌 칼링컵 정상에 오르면서 무려 6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는 것. 더욱이 오는 14일 에버튼과 FA컵 준결승이 예정돼 있어 FA컵 우승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은 고사하고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리그 4위)이 물 건너간 상태인 리버풀이 FA컵과 남아있는 정규리그 6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