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잠깐 들어왔던 거지".
한화는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에서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4회말 1사 1·3루에서 손아섭의 1루 땅볼이 도화선이 됐다. 김태균이 공을 잡자마자 2루 베이스로 던졌지만 송구도 부정확했고, 이미 타이밍도 늦은 상황.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고, 1루 주자와 타자 모두 살았다.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됐고, 한화는 롯데에 타자일순으로 7실점하며 역전패로 허무하게 개막 2연패를 당했다.
1루수 김태균의 판단 미스를 놓고 말이 많았다. 1루 베이스 바로 근처에서 공을 잡았기 때문이다. 1루 베이스를 밟거나 홈으로 승부할 수 있었으나 무리하게 2루를 통한 병살 플레이를 노리다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본 한화 한대화 감독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대화 감독은 10일 두산과의 홈 개막전이 우천 연기된 청주구장에서 김태균의 플레이에 대해 "나도 왜 2루로 던지나 싶었다. (2루 베이스를 커버한 유격수) 이대수도 예측을 못해 늦었다. 수비코치에게 물어봤는데 콜플레이와 관계없이 김태균의 판단 미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루 베이스와 가까웠기 때문에 1루를 먼저 밟고 홈으로 던지는 게 이상적이었다. 타자 주자 손아섭이 빠르고, 3루 주자 강민호가 느리지 않나"며 "결국 뭐에 쓰인 것이다. 갑자기 태균이 몸에 귀신이 들어왔다 나간 것"이라는 표현으로 김태균의 실수를 감싸 안았다.
한 감독은 "태균이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너 왜 그렇게 했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빨리 잊어버리라'고 말할 것도 없다. 말하지 않아도 본인이 이겨낼 것"이라며 "누가 그러고 싶어 그랬겠나. 나도 현역 때 그런 적이 있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런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비록 큰 실수를 했지만 김태균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개의치 않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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