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출연, 꼭 해야 하나?"
가요 관계자들이 '목을 매던' 지상파 방송 출연이 스타 만들기의 필수 요소로서의 '힘'을 많이 잃어가고 있다. 많은 가수들이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컴백 무대를 가지기도 전에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는데다 버스커버스커처럼 지상파 채널에 단 1초도 출연하지 않고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생겨나자, 지상파 출연의 필요성이 예전같진 않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의 인기프로그램 섭외를 스케줄 문제로 고사하자, 가요계에서 버스커버스커가 지상파를 보이콧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일개' 신인가수가 지상파를 보이콧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이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였다.
대형 가수들의 경우에도 음원 공개와 지상파 첫 컴백 무대의 시기를 다르게 한지 오래다. 음원차트로 1위를 먼저 평정한 후 지상파 무대를 갖겠다는 것. 컴백 무대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모를까, 컴백 무대 후 음원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것도 아니어서, 가요매니저들의 단연 큰 관심사는 음원 첫날 오픈 성적이다. 이때 이 음원 오픈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라인 이슈. 따라서 티저 마케팅 등에 더 큰 힘을 쏟게 마련이다.
치열한 컴백 무대 유치로 방송사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다 보니, 일부 가수들은 특정 방송사로부터 보이콧을 당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처하는 가요관계자들의 태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방송사와의 관계 개선에 총력을 다했다면, 요즘에는 '무리를 하진 않겠다'는 입장. 최근 한 방송사와 트러블을 겪은 한 매니저는 "방송사가 많아지다보니, 모든 방송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기획사마다 한 두 방송국을 사실상 포기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지상파의 '한 방'을 무시할 순 없다. 전연령층에 얼굴을 알릴 수 있고, 단번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건 역시 지상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 '필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주요 요소인 셈.
한 가요관계자는 "신인에게는 지상파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방송 출연 횟수와 인기 상승 여부가 꼭 일치하진 않는 것 같다. 이제 데뷔와 동시에 해외 스케줄이 쏟아지고, 온라인 이슈도 큰 신경을 써야 해서 지상파 출연을 보다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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