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투수진, 두산전 '22피안타' 뭇매 속 얻은 것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4.10 18: 53

"그래도 다행인 것은 피하지 않고 던졌다는 거죠".
넥센 히어로즈 투수진이 곰 타선에 혼쭐이 났다.
넥센은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11-13으로 패했다. 5회까지 9-5로 앞서다가 7회 10-8로 쫓기더니 8회 5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이날 넥센 투수들은 두산 타자들에게 총 22안타를 허용했다. 넥센 타선이 18안타를 때려냈으나 더 많은 안타를 허용하며 난타전에 불을 지폈다. 신인 투수 한현희가 1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이날 선발 문성현에 이어 김상수, 박성훈, 이보근, 오재영, 손승락, 김영민 등 올 시즌 넥센의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투수들이 줄지어 나와 뭇매를 맞았기에 넥센의 쓰라림이 더 크다.
넥센 코치진은 이날 투수진을 어떻게 봤을까. 최상덕 불펜코치는 "그날은 바람도 불었지만 경기 따라 흐름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날은 양쪽 타선이 다 터진 날이었다"고 그날 분위기를 평했다.
최 코치는 이어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 팀에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맞기 싫다고 볼넷 주면서 피하고 했으면 더 힘든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래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아서 다행"이라고 긍정적인 점을 밝혔다.
넥센 투수진은 그날 8명이 8이닝 22피안타 3탈삼진 13실점(12자책)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을 한 명도 내주지 않았다. 안타를 맞더라도 피하지 않는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 볼넷 601개로 8개 구단 최다 개수를 허용한 넥센 투수진이었기에 놀라운 수치다.
넥센 투수진의 과감한 피칭에 대해 박흥식 타격코치는 "점수를 내줘도 타자들이 다시 쳐서 점수를 벌릴 수 있게 됐다. 팀 전체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 타선은 이날 4-0으로 앞서다가 4회 투수진이 5-5 동점까지 허용하자 다시 5회 바로 4점을 내며 크게 달아났고 7회와 8회 계속 점수를 뽑아내며 투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제 피칭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줬다.
결국 강해진 타선이 투수진의 무사사구 피칭이라는 희망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 여러모로 넥센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게 하는 의미있는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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