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 올 시즌 LG 철벽 불펜의 중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4.11 09: 22

LG의 신예 우완투수 한희(22)가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희는 지난 주말 개막 2연전에서 올 시즌 1강으로 꼽히는 디펜딩 챔피언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이틀 연속으로 8회말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직구 위주의 정면승부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한희가 위기상황을 극복한 덕에 LG는 9회말 리드 상황에서 마무리 리즈를 여유 있게 투입, 12년 만에 개막 2연승을 달성했다. 한희는 올 시즌 LG가 내세우고 있는 철벽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 되는 투수다.
한희의 잠재력은 신인 때부터 나타났다. 군산상고 시절부터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로 주목 받으며 2009년 LG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한희는 첫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6⅔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2년차까지 제구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1군보다는 2군에 머물렀다. 그러면서 2000년대 LG가 지명했던,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한 많은 유망주 중에 한 명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한희는 예전을 돌아보며 “신인 시절부터 선발과 중간을 오가다가 결국 보직에 맞는 몸을 만들지 못했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도 마찬가지였다”며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는 선발투수를 준비했지만 정작 시즌 중에는 불펜에서 뛰었다. 내가 마운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몰랐고 그만큼 준비도 미숙했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반전은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 일어났다. 2군에서 다시 1군으로 올라온 한희는 불펜 필승조에서 자신의 구위를 마음껏 뽐냈다. 당시 2군 투수코치였던 차명석 코치와 베테랑 이대진은 한희에게 부단히 자신감을 강조했고 자신감과 함께 직구는 한 층 더 묵직해졌다. 시즌 초 4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은 시즌이 마무리되자 2.27까지 내려갔다.
“작년 2군에 있을 때 차명석 투수코치님께서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그리고 시즌 중반에 오신 이대진 선배님은 멘토가 되어주셨다. 두 분 모두 타자와 상대할 때 자신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셨고 내 장점을 살리도록 도와주셨다. 그리고 올 시즌에 대비해서 전지훈련 기간 동안 이대진 선배님이 포크볼을 전수해주시기도 했다. 직구 외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하는데 아무래도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결정구가 없었고 이대진 선배님의 조언에 따라 결정구를 갖추기 위해 포크볼을 연습했다”.    
한희는 개막 2연전에서 포크볼을 구사하지는 않았다. 일단 자신감이 동반된 묵직한 직구로도 상대 타선을 이겨낼 수 있고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크볼은 숨겨둔 상황이다. 한희는 “포크볼의 필요성을 느껴왔고 그만큼 열심히 연습했다. 언젠가는 포크볼을 구사할 것이다”면서 올 시즌 새로운 무기를 보여줄 각오를 다졌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한희에 대해 “한희 같은 젊은 세력들이 이제는 팀의 주축이 되어 팀 전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며 “한희는 충분히 그럴 재능이 있다. 올 시즌을 잘 보내면 내년부터는 한희를 중심으로 진정으로 달라진 LG 마운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한희는 올 시즌 특별한 개인 목표는 없다. 그러나 팀 전체의 목표는 가슴 안에 간직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선수단 분위기가 좋은 만큼 만큼 LG의 4강 진출을 위해 어떠한 역할이든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개인 성적 욕심은 전혀 없다. 무조건 팀이 4강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특히 올 시즌에는 전지훈련부터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많이 끌어주셨다. 분명히 작년보다 선수단 전체가 더 잘 뭉치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2경기 했을 뿐이고 아직 131경기나 남아있다. 남은 시즌 팀이 이기기 위해선 어느 자리에서든 내 역할을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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