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불운도 불운이지만 그 만큼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뜻도 된다”.
최근 이어진 성남 일화의 ‘골대 불운’에 대한 한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매 경기 주도권을 쥐고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 성남으로선 “만약 그게 들어갔으면...”하는 아쉬움도 크겠지만, 한편으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나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치는 힘, 그리고 집중력이 부족했다는 뜻도 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틀린 말도 아니다.
성남은 겨우내 한상운과 윤빛가람, 요반치치 등 대어급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그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비롯해 지난 시즌 FA컵 우승 등 흔들리던 성남을 반석에 세웠던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 또한 그대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마이너스 요소가 없는 성남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이나 멤버 구성을 비교하면 K리그 그 어느 팀을 상대로도 못 이길 이유가 없지만, 성남은 올 시즌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과거 힘든 상황 속에서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만들었던 신태용 감독 특유의 ‘자율축구’가 지금의 ‘스타군단’에선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란 말도 나오고 있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성남으로선 한 번쯤 곱씹어볼 이야기다.
연이은 골대 불운에 ACL을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그리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됐건 성남으로선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11일 열리는 K리그 7라운드 전남과 경기는 상당히 중요하다.
정해성 감독이 이끄는 전남 역시 그리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고 원정 경기라는 점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시즌 초반 6경기서 1승2무3패에 그치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성남으로선 승리가 아니고서는 의미가 없는 경기다.
다음 상대가 최하위 대전이라는 점에서 성남 역시 이번 경기에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포항전에서 한상운과 윤빛가람, 에벨톤 등 주요 선수들을 후반에 투입하며 체력적인 배려를 해줬다.
만약 전남전을 승리로 마친다면 이번 주말 대전을 상대로 연승도 가능하기에 신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모두 강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홍철은 새롭게 마음을 다진다는 뜻에서 머리를 삭발하고 전남 원정을 떠났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출이며 선수단 전체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다.
승리에 목말라 있는 성남이 전남전 승리를 통해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4월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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