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정우람, SK 불펜이 '극강'으로 불리는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4.11 10: 56

"역시 SK 불펜은 극강이다."
단 2경기였지만 인상적이었다. 2명의 핵심 주전 투수가 빠져 나갔지만 여전히 SK 불펜진은 강력했다. 지난 7일과 8일 KIA와의 개막전 2연전에서 드러난 불펜진의 힘은 여전했다.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극강' 구원진들은 올해도 강력한 방패가 될 전망이다.
이들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왼손 듀오 박희수(29)와 정우람(27)이다. 박희수는 지난 시즌 후반기 SK 불펜의 핵이었다. 총 39경기에서 4승2패 1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88. 정우람은 4승 7세이브 25홀드에 1.81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이만수 감독은 이 둘을 핵심 좌완 셋업맨으로 보고 위기 때마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좌완이라는 점에서 사이드암인 임경완, 우완인 이재영의 피칭 능력을 더욱 배가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희수는 7일 KIA전에서 임경완이 남겨 놓은 주자를 완벽하게 묶으며 위기를 탈출했다. 선발 마리오가 4-1로 앞선 5회까지 소화한 후 6회부터 임경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임경완은 나오자마자 2명의 타자를 연속해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불안했다. 이적 후 시즌 첫 등판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 2루 땅볼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으나 1실점한 후 박희수에게 볼을 넘겼다.
그러자 박희수는 첫 타자 이용규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운 후 신종길마저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주자 홍재호는 그저 2루 베이스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박희수는 7회까지 1안타를 내줬지만 별다른 위기 없이 마운드를 엄정욱에게 넘겼다. 엄정욱은 제구력이 다소 흔들렸다. 3개의 볼넷을 내줬다. 특히 9회 마지막 수비 때 선두타자 안치홍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번에는 정우람의 차례. 정우람은 나지완, 대타 이준호, 역시 대타 송산을 삼진 퍼레이드로 잡아냈다. 정우람은 엄정욱을 대신해 올 시즌 초반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엄정욱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클로저 임무를 맡아야 한다.
8일 KIA전은 선발 윤희상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소화해 불펜진으로서는 다소 부담이 적었다. 그러나 불안했다. 4-0으로 앞선 8회부터 나온 이재영이 9회 2개의 2루타를 맞고 1실점, 4-1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자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차일목과 박기남을 각각 좌익수,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정우람은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SK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마운드였다. 선발, 중간, 마무리 할 것 없이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새로운 변신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 중 선발진 구성이 가장 큰 이슈였으나 상대적으로 불펜진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지난 시즌 51경기 동안 64⅓이닝을 책임진 이승호와 역시 53경기에서 54⅔이닝을 소화한 정대현이 동시에 FA를 선언, 팀을 떠나 롯데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록 개막전 2경기였지만 SK 불펜진의 짜임새 있는 견고함은 큰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임경완과 이재영이 안긴 불안감을 박희수와 정우람이 안정적으로 떠안았다. 이는 곧 '내가 아니라도 된다'는 신뢰와 믿음이 생기면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차차 임경완과 이재영도 안정을 되찾으리라는 것이 SK 내부 예상이다. 이런 기대감은 결국 박희수와 정우람이라는 좌완 듀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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