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축구인이다".
허정무(57) 감독이 11일 광주 FC와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허정무 감독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의 영광을 뒤로하고 야심차게 시민구단에 합류, 자신의 축구를 펼치고자 했다. 하지만 부임한 이후 외압과 성적 부진에 시달리며 20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11일 경기에 앞서 만난 허 감독은 "월드컵을 마치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남아공 월드컵 이후 돌이켜 볼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려 했지만 먼저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과거의 잘못은 되풀이하지 않고자 한다. 인천의 지휘봉을 내려놓는 만큼 허 감독이 생각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는 그 시간을 이용해 축구에 대해 더 공부할 생각이다.
허 감독은 "축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축구인이다"며 "축구 공부를 더 할 생각이다. 일단 스페인 빌바오로 떠나 아틀레틱 빌바오에 대해 연구해보고 이후에는 유로 2012를 관전할 계획이다. 동선 등 계획은 다 짜놓았다"고 전했다.
특히 허정무 감독은 빌바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빌바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3-2, 2-1로 물리쳤고, 8강에서 샬케 04(독일)를 4-2, 2-2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해 있다.
허 감독은 "빌바오가 맨유, 샬케를 상대하는 것을 다 봤다. 경기력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샬케의 후프 슈테벤스 감독이 내 친한 친구라 관심있게 지켜봤다. 허투루 준결승에 오른 실력이 아니다. 그리고 빌바오 특유의 유스 시스템도 지켜볼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빌바오 특유의 조직력에 큰 관심이 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잘 조련해 놓은 것 같다. 빌바오가 조직력을 바탕으로 맨유와 샬케를 압도한 것 같다"며 빌바오를 연구의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를 덧붙였다.
한편 허정무 감독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서 열리는 유로 2012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연구할 계획이다. 허 감독은 "스웨덴서 열린 유로 1992부터 유로 대회를 지켜봤다. 이미 슈테벤스 감독한테 말해 동선 등을 계획해 놓았다"며 2010년과는 다르게 철저한 계획으로 휴식과 공부의 시간을 가질 것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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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