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훈이에게 돈 달라고 해야겠다".
두산 내야수 이원석(26)이 만루홈런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석은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해 1-0으로 리드한 3회초 1사 만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으로 포효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양훈의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2km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원석의 배트가 빠르게 반응했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비거리 110m 그랜드슬램. 개인 통산 4번째 만루홈런으로 3번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이원석은 "상대 투수 양훈이 몸쪽 승부를 많이 하더라. 볼카운트가 유리했고 쳐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직구가 들어왔다. 직구를 노려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9월22일 잠실 KIA전 이후 2년6개월19일 만에 터진 그랜드슬램. 이에 대해 이원석은 "별다른 느낌은 없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어 기분이 좋다"며 "지난해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은 부상없이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원석은 "(선발) 임태훈이 옆에 와서 뭐먹고 싶냐고 물어 보더라. 그래서 숙소에서 돈 달라고 했다"는 농담으로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임태훈도 이날 1년7개월만의 선발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원석의 만루포가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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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