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안았다.
삼성의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이 해묵은 숙제를 안았다. 바로 몸쪽에 대한 상대의 공략이었다. 일본에서 8년 동안 시름해온 화두였다. 일본투수들은 결정구로 어김없이 몸쪽을 던졌고 이승엽이 한때 고전하기도 했던 이유였다.
지난 11일 윤석민과의 대결에서 이런 점은 확연하게 드러났다. 첫 타석에서는 슬라이더 2개가 모두 몸쪽으로 들어왔고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낮은 체인지업과 높은 직구를 역시 몸쪽으로 찔렀고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혔다.

세 번째 타석에서 윤석민은 6개의 볼을 던졌다. 3구까지는 몸쪽 슬라이더와 바깥쪽 체인지업을 찔러넣는 패턴이었다. 그리고 4구는 바깥쪽 높은 직구를 던졌고 5구와 6구는 모두 몸쪽 직구로 승부해왔다. 이승엽은 6구를 끌어당겼으나 1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이었다.
윤석민도 경기후 몸쪽 공략을 했다고 밝혔다. "승엽 선배님이 일본에서부터 몸쪽에 약하다는 말을 들었고 몸쪽으로 많이 볼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승엽도 상대의 몸쪽 공략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타석에서 살짝 떨어지면서 몸쪽 볼을 대비한 것이다.
일본투수들은 몸쪽으로 위협구에 이어 떨어지는 포크볼로 이승엽을 괴롭혔다. 그러나 이승엽은 몸쪽 공략을 당하면서도 3년 동안(2005~2007년) 100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완벽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가 아니라면 이승엽에게 섣부른 몸쪽 승부는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몸쪽공략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이승엽의 극복방법이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광주=지형준 기자 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