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전북, 빽빽한 일정으로 '가혹한 4월'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4.12 08: 20

이흥실 감독대행은 아마 경기가 끝난 후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전북이 강원의 맹공에 혼쭐이 났다. 전북은 지난 1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7라운드 경기서 1-0으로 홈팀 강원에 승리를 거뒀지만 이겼지만 경기력은 강원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지난 시즌 최하위 '승점 자판기'였던 강원의 대결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정반대였다. 슈팅수 13대4, 유효슈팅수 7대3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이날 전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한 쪽은 강원이었다.

김은중이 초반부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김동기와 김명중이 뒤를 받쳤다. '폭포수 프리킥'의 시마다 유스케도 몸싸움을 불사하며 활발한 공격을 선보였다. 반면 전북은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내내 강원에 끌려다녔다.
경기 전 만난 이 대행은 이날 강원전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전북은 살인적인 4월 스케줄에 신음하고 있다. 현재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고생하고 있는 전북은 최악의 컨디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행은 "선수들이 부상만 안 당했으면 좋겠다.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러야 하니 체력적 부담이 너무 크다. 경기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날 전북은 그동안 베스트11과는 180도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김정우 에닝요 정훈 박원재 최철순이 모두 사라졌고 ACL 부리람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김재환을 선발로 기용하고 김상식을 중앙으로 내렸다.
오는 14일 부산전과 17일 부리람전을 앞두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로테이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조직력 약화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시작부터 드러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악몽 같은 4월 일정을 '버텨내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 대행이 4월 일정의 가장 큰 고비 중 하나로 꼽았던 강원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것.
이날 승리로 부리람전을 포함,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맞이하고 있는 전북이 혹독한 일정 속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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