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쉽 vs 헝거게임', 흥행 온도차 왜?..'이변 성적'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4.12 16: 19

''배틀쉽'은 잘 되는데,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이하 '헝거게임')은 그저 그렇다. 왜?' 
두 외화 화제작 '배틀쉽'과 '헝거게임'가 국내에서 흥행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개봉한 '헝거게임'은 11일까지 전국 42만 5164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3주연속 박스오피스를 '올킬'시키며 수익 3억달러를 돌파, 신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현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미지근한' 반응이다.
반면 11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 '배틀쉽'은 80여일간의 한국영화 1위 독주를 막았다. 11일 하루동안 무려 38만 7255명의 관객이 몰려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섰다.

두 영화의 사뭇 다른 흥행은 한국 대중이 선호하는 블록버스터의 취향과도 밀접히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헝거게임'이 예상보다 국내 관객들에게 지지를 못 받는 이유는 '생소함'이 가장 큰 이유다. 수잔 콜린스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작품이지만 다른 시리즈물인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과 비교했을 때 인지도 면에서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독재국가 판엠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생존 전쟁인 헝거게임에 던져진 주인공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게임의 룰을 바꾸어가며 세상 역시 변화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게임으로 미국 대중문화의 천박함과 거대한 혁명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실제 영화는 다층적 메시지를 지닌 묵직한 영화임에도, 10대 청소년들이 서로를 죽이는 생존게임을 그린 일본영화 '배틀로얄'의 미국버전, 10대 취향의 판타지영화 '트와일라잇'의 SF 버전 등 단면만을 부각시킨 다소 와전된 입소문으로 예비관객들의 호기심을 막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 영화는 SF에 가깝지만 판타지로 알려져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 예상과 다름을 안겨주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또한 여주인공 제니퍼 로랜스는 '윈터스 본'에서 그 실력을 입증한 무게 있는 신진 세력임에도 아직 국내 대중에게 익숙치 않은 배우란 면도 약점이다.  
이에 반해 '배틀쉽'은 전형적인 미국 블록버스터로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은 적정선의 오락영화다. 특히 미국 블록버스터에 국내 대중이 기대하는 소재와 스케일을 갖고 있다. 리하나, 리암 니슨 같은 국내 대중에 친숙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인간과 외계인의 대립을 담은 SF 블록버스터물은 숱하게 봐 온 것이지만, 영화는 화려한 비주얼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끈다. 어설픈 3D 대신 밀도 높은 2D를 선택함으로써 집중력을 높였다. 광활한 바다 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존재와 전 세계 다국적 연합군함이 지구를 걸고 바다에서 펼치는 최후의 전면전은 쉽고, 자극적이고, 시원시원하다.
 
둘 다 블록버스터이지만, '헝거게임'이 '인셉션'류의 영화라고 한다면, '배틀쉽'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부류다. 다만 '인셉션'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다크 나이트' 감독의 이름값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톱배우들, 그리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영화의 내용과 그 주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 파이를 키운 것에 반해 '헝거게임'은 그 이슈성이 다소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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