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로테이션대로 하는 것이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12일 청주구장에서 두산을 상대로 역사적인 첫 정규·경기 선발등판을 갖는다. 한화가 3연패에 빠진 가운데 당초 이날 경기에서 에이스 류현진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한화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다름 아닌 박찬호였다. 한대화 감독의 "원래 로테이션대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청주구장에서 만난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의 선발등판에 대해 "원래 로테이션대로 예정돼 있었다. 일부러 찬호의 등판 날짜를 가르쳐 주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며 "찬호와 현진이는 자기 날짜에 미리 맞춰 몸을 만들고 있었다. 갑자기 바꾼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현진이가 무리해서 등판할 수도 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무리하게 류현진을 당겨쓰다 맞이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했다.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91개 공을 던진 류현진은 비가 오지 않았다면 이날 등판 유력했다. 그러나 그마저 무너져 4연패에 빠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차라리 박찬호를 넣는 게 부담이 덜하다.
여기에 박찬호가 SK에 약했다는 것도 한 요인이었다. 이날 박찬호가 등판하지 않을 경우 13일 문학 SK전으로 등판이 넘어가게 되는데 박찬호로서는 부담이 있는 등판이다. 그는 지난달 14일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로 가진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왔지만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문학구장과 SK 타자들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만큼 두산전으로 결정했다.
한 감독은 박찬호의 예정된 투구수에 대해서는 "일단 경기에 들어가 상대해 봐야 안다. 잘 던지면 100개 정도 던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찬호에게 어렵게 승부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다고 너무 잘 던지려고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첫 등판에서 3연패 탈출이라는 특명이 주어진 박찬호의 부담을 덜어주는데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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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