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대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해 매우 기쁘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미치 탈보트(29, 삼성)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탈보트는 12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 6이닝 2실점(4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으로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잘 막았다. 직구 최고 14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서클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도 일품이었다.
탈보트는 1회 2사 후 KIA 안치홍에게 선제 솔로 아치(비거리 125m)를 허용하며 다소 흔들릴 뻔 했지만 2회부터 평정심을 되찾았다. 앞선 3차례 경기에서 침묵했던 삼성 타선은 장단 12안타를 때리며 탈보트의 첫 승 달성을 위해 화력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선발 탈보트의 호투와 타자들의 고른 활약 덕분에 KIA를 10-2로 꺾고 7일 대구 LG전 이후 3연패 사슬을 싹뚝 잘랐다.

3연패에 빠진 사자 군단의 구세주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탈보트는 "국내무대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해 매우 기쁘다"면서 "오늘 승리는 공격과 수비 덕분에 가능했었다"고 공을 돌렸다. '3연패 탈출'이라는 중책을 맡고 마운드에 오른 탈보트는 "야구라는게 이길때도 있고 질때도 있기 때문에 부담같은 건 전혀 없었다. 우리 팀 전력이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었던 탈보트는 "한국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스타일이 다를 뿐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공격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한국 타자들은 선구안이 굉장히 좋고 공을 많이 기다리는 편"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탈보트는 이날 등판을 앞두고 비디오 분석을 통해 KIA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했다. 처음 상대할때 타자들이 노리는 코스와 구질을 파악한 뒤 다음 타석부터 장단점을 파고 들었다. 탈보트의 노련한 투구 덕분일까. 이날 KIA 타자 가운데 멀티히트의 주인공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반적으로 데뷔 첫 승을 달성하면 선수단에 피자를 돌리는 등 기념턱을 쏜다. 데뷔 첫 승 턱의 의미를 알게 된 탈보트는 "그런 건 몰랐다. 이제 알았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한 번 사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탈보트를 올 시즌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낙점했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첫 승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선발 탈보트가 빅리그 출신답게 잘 던져줬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탈보트는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선수단 분위기에도 빠르게 적응하며 외국인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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