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서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펼치다 구위가 하락하면서 공략당하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의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은 어떤 결과를 낳을 것 인가.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효자 외국인 투수로 우뚝 섰던 니퍼트는 지난 7일 잠실 넥센 홈 개막전서 5⅓이닝 6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2개)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었다. 4회까지 실책 한 개로 인한 출루로 노히트 투구를 펼치던 니퍼트는 5회가 되면서 구위가 뚝 떨어져 넥센의 예봉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김진욱 감독은 개막전 당시 니퍼트에 대해 “4이닝 째를 넘어가며 구위가 떨어지던 시점이 5회였다. 그 때 넥센 타자들의 파악이 빨라 결국 공략당하고 말았다”라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고 있는 투수다. 점차 스스로 페이스를 올려갈 것”이라는 말로 믿음을 비췄다. 경기 초반 최고 148km을 던졌던 니퍼트의 직구 구속은 5회부터 140km대 초반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페이스가 확실하게 좋은 편은 아니다. 니퍼트는 지난해보다 좀 더 일찍 팀 훈련에 합류했으나 등 부위 석회질을 긁어내는 치료로 인해 잠시 페이스 조절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시범경기 4차례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한계 투구수를 올려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직 니퍼트의 컨디션은 100%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시즌 초에는 분명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상대가 내 공을 기다리고 나설 테니까. 자주 던지지 않던 몸쪽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져보기는 했는데 아직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첫 한 달 간은 나도 과도기를 겪을 것 같다”.
결국 투구 패턴을 지난 시즌과 대동소이하게 가져갈 경우 기본적인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슬럼프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7일 개막전서 니퍼트의 기본 직구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65구 가량이었다.
니퍼트의 지난해 롯데전 성적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57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꼭 1년 전인 2011년 4월 13일 사직 롯데전서 니퍼트는 7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실점 1자책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원래 6이닝 100구 정도로 계획했던 등판이었으나 니퍼트의 페이스가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던 데다 경기력이 좋았던 만큼 김경문 전 감독이 니퍼트에게 한 이닝을 더 맡겼던 바 있다. 김진욱 감독도 니퍼트가 1년 전 호투를 재현해주길 바라고 있다.
두 번째 시즌 첫 등판을 만족스럽게 치르지 못한 니퍼트.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음 경기를 이기면 되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니퍼트가 구위 하락 시점을 더욱 늦추며 시즌 첫 선발승을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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