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김성호 지명 비화, "고교 땐 소리아노"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13 08: 10

"고교 때부터 눈여겨 보던 선수였다. 정말 착하고 성실했다".
이제는 김성호(23,롯데 자이언츠)라는 이름 보다는 '산체스'라는 별명이 더 익숙하다. 시범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외모와 심상치 않은 투구 실력으로 롯데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신인 투수 김성호는 개막 1군 엔트리에 진입하는데 까지 성공했다.
7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까지 따냈던 그는 11일 LG전에도 등판,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볼넷 하나를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에 올라온 팀 선배 강영식이 오지환에 적시타를 허용하며 김성호의 주자가 들어와 프로데뷔 첫 실점을 하기도 했지만 신인 투수가 긴박한 상황에서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 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인정 받을만한 일이다.

신인선수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1군에서 계속 출전기회를 받는다는 건 쉬운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김성호(3라운드)-신본기(2라운드)-윤여운(9라운드) 등 세 명의 신인선수가 1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롯데 스카우트 팀은 일단 성공적인 지명을 한 셈이다. 롯데 조성우 스카우트 매니저는 주위의 이런 말에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지 내가 한 것은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
조성우 매니저는 김성호 지명에 대한 뒷 이야기도 들려줬다. 덕수고 재학 당시 김성호는 내야수, 그 중에서도 3루수로 주로 활동했다. 그러다 고3이 돼서야 뒤늦게 투수로 전향했다. 이후 김성호는 동아대에 진학, 에이스로 성장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덕수고 시절 김성호에 대해 조성우 매니저는 "정말 어깨가 강해서 투수로 전향하면 좋은 공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해 눈여겨 봤었다"고 설명했다. 정작 선수 본인은 투수로 변신한 것에 대해 "원래부터 투수가 하고 싶었는데 (덕수고에) 입학했을 때 이미 사이드암 투수가 있었다. 그래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면서 "솔직히 내야수 할 때는 정말 타격을 못 했다. 투수를 해서 다행"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덕수고 재학 당시부터 김성호는 각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유명인이었다. 당시엔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내야수 알폰소 소리아노와 닮았다고 해서 '소리아노'로 통했다고 한다. 지금 별명이 '산체스'인 것을 생각해 보면 남미와 김성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조성우 매니저는 "정말 성격도 좋았다. 스카우트들과도 많이 친했는데 '소리!'라고 부르면 (김)성호가 웃으며 '아노!'라고 말을 받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고교 시절 김성호는 밝고 성실한 태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대학에 진학 후 좋은 투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김성호를 쭉 눈여겨 보던 조성우 스카우트는 2012년 신인지명 3라운드에서 김성호의 이름을 부르기에 이른다.
신인 선수들이 1군에서 곧바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성우 매니저는 "가장 중요한 게 절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생명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그 시간을 부상으로 인해 허비하는건 너무 아깝지 않냐"면서 "지명했던 선수 모두 자식같이 느껴진다. 올해 1군에 등록된 세 명의 선수도 잘 하는것도 좋지만 절대 부상 당하지 말고 한 시즌을 보냈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