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km에 놀란 박찬호, '불혹의 150km' 머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13 12: 32

"바티스타도 그 정도는 아닌데…".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놀랐다. 자신의 최고 구속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이었던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막고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데뷔 첫 선발승을 장식했다. 최고 149km 힘있는 직구가 들어가자 컨트롤과 변화구도 살아났다.
경기 후 박찬호는 자신의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라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49km까지는 안 나왔을 것이다. 아마 타자가 때린 공이 (스피드건에) 찍힌 게 아닐까 싶다. (공이 빠른) 바티스타도 그정도는 안 나온 걸로 아는데 잘못 됐을 것"이라며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전광판 기준 148km, 스피드건 기준 149km였다. 공식적으로는 스피드건이 기준이다. 바티스타도 이날 전광판 기준으로는 최고 158km 나왔다.

150km에 육박하는 149km가 갖는 의미는 크다. 과거 박찬호는 최고 161km를 던진 파이어볼러였다. 미국에서 전성기를 달릴 때에도 150km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에 있었다. 그러나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오고, 나이를 먹어가며 직구 구속이 떨어져갔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기록한 직구 최고 구속은 4월29일 라쿠텐전과 5월11일 소프트뱅크전 147km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햄스트링 부상 재발로 2군에서 시즌을 마친 박찬호는 충분한 치료와 재활 그리고 휴식과 회복 시간을 가졌다. 이미 2월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145km 직구를 던질 정도로 페이스가 빨랐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온 2월29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146km를 찍었고, 국내로 들어온 3월14일 문학 SK전 연습경기에서는 148km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첫 경기 롯데전에서 146km 그리고 마지막 LG전에서 144km로 점점 떨어져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개막 첫 등판부터 최고 149km 강속구를 뿌리며 구위를 자랑했다. 박찬호가 던진 149km는 3회초 용덕한을 상대로 한 4구째 공이었고 결과는 3루 내야 플라이였다. 전광판에서는 148km, 스피드건에는 149km로 힘 있는 공에 용덕한의 배트가 완전히 밀렸다.
이닝별로 봐도 박찬호의 직구는 꾸준하게 빨랐다. 1회 147km, 2회 149km, 3회 144km, 4회 146km, 5회 147km, 6회 144km가 이닝별 직구 최고 구속. 직구 뿐만 아니라 투심 패스트볼도 1~2회를 제외하면 구속이 143~144km로 빨랐다. 빠른 공이 살아나자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 될 수 있었다. 결국은 구위의 회복이 키포인트였다.
아직 4월 중순이고, 날도 쌀쌀하다. 박찬호가 데뷔전을 가졌던 이날 경기의 온도는 13.1도. 날이 풀리고 더워질 쯤에는 불혹의 나이에 150km도 한 번 기대해 볼만하다. 박찬호가 정규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던진 150km는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치른 지난 2010년 10월2일 플로리다전 94마일(151km). 이날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이자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경기였다. 불혹의 150km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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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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