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불운은 잊었다. 오로지 승리를 위해 재도약한다.
한화는 개막과 함께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개막전에서부터 한대화 감독이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의 제스처를 취하다 퇴장됐고, 이후 경기에서도 승부를 떠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오심이 속출하며 속앓이를 해야 했다. 3연패를 당한 건 의심의 여지없는 경기력의 문제였지만,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데에는 판정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특히 홈개막전이었던 지난 11일 청주 두산전에서는 평소 항의와 거리가 먼 최만호 1루 베이스코치와 최진행이 동시에 크게 항의하며 눈길을 끌었다. 6회말 좌측 라이너성 안타를 치고 2루를 노리다 1루로 턴한 최진행은 두산 1루수 최준석의 태그를 피해 왼손으로 베이스를 먼저 터치했다. 그러나 1루심의 판정은 태그 아웃.

바로 앞에서 상황을 똑똑히 지켜본 최만호 코치와 태그가 몸에 닿지 않은 최진행은 펄쩍 뛰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미 0-6으로 한화가 뒤지며 승부가 기분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팀 사기의 문제였다. 한 선수는 "자꾸 꼬이고 있다. 이해 안 되는 판정이 나와 답답하고, 맥 빠지는 게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
하지만 한화는 슬기롭게 시련을 극복했다. 최만호 코치는 "내가 바로 앞에서 봤는데 확실히 세이프였다. 그런데 (주자의 뒤에 위치한) 심판의 각도상 보기 어려웠다. 나도 그렇게 강하게 항의한 건 처음이었다. 너무 아쉬운 마음에 그랬는데 결국 운이 없었던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사자 최진행도 "확실하게 태그가 몸에 닿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크게 항의했다. 원래 내 인상이 좋지 않아서 항의를 잘하지 않는 편인데 너무 아쉬운 마음에 항의했다. 그러나 판정이 번복되지가 않았다"며 애써 아쉬운 마음을 가라앉혔다.
한대화 감독도 계속되는 아쉬운 판정 속에서도 "뭐 어떻게 하겠는가. 최진행의 주루사도 1루 덕아웃에서 보면 완전히 세이프였다. 그러나 심판의 각도상으로는 제대로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수긍하며 "운이 따르지 않은 걸 어쩌겠나. 아쉬움은 있지만 실력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 한상훈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어쨌거나 그런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걸 극복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며 한 감독과 뜻을 함께 했다.
한화는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투타의 조화 속에 8-2 완승을 거뒀다. 선발 박찬호의 역투 속에 장단 17안타를 폭발시키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김태균은 "판정에 대한 아쉬움은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팀이 이기면 저절로 해결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오심 불운 속 3연패를 뒤로 한 한화가 의연하게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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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