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마라톤 선두론'을 펼쳤다. 굳이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달리는 데 중점을 둘 필요 없다는 것. 김호곤 감독은 "1위를 할 필요 없다.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될 때 8위 안에만 들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바로 승점 차. 김 감독은 "마라톤식으로 선두를 달려야 할 것이다. 8위가 되더라도 1위와 승점 차가 나서는 안 된다. 순위보다는 승점 차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고 했다. 즉 1위와 승점 1~3점 차를 유지하자는 것. 아무리 2위를 달려도 1위와 승점 차가 10점이 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
현재 울산은 이 전략을 잘 실행하고 있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면서 혹독한 일정을 소화함에도 꾸준하게 승점을 따낸 것. 3월 중순부터 4월초까지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 K리그+AFC 챔피언스리그)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지만 승점은 꾸준히 땄다.

그 결과 울산은 정규리그서 4승 2무 1패 승점 14점으로 리그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는 단 2점. 언제라도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점수 차이다. 김호곤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주장한 '마라톤 선두론'을 잘 실행하고 있는 셈.
울산뿐만이 아니다. 한때 중앙 수비가 전멸해 공격수 정성훈을 투입했던 전북도 김호곤 감독의 마라톤 선두론에 부합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시즌 초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꾸준하게 승점을 따낸 끝에 현재 4승 1무 2패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원과 승점 차는 단 3점. 얼마든지 1위로 치고나갈 수 있는 점수 차다.
제주(2위, 승점 14)와 서울(3위, 승점 14)도 마찬가지다. 제주와 서울은 꾸준한 경기력으로 지속적으로 승점을 따내고 있다. 한때 흔들리며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부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반면 포항은 지난 시즌에 비해 약화된 전력의 영향을 확연히 느끼며 선두와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포항은 3승 2무 2패로 리그 7위를 기록, 1위와 승점 차가 5점이 됐다. 지난 시즌 기록했던 경기당 평균 1.97골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평균 1.14골로 대폭 떨어진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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