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엄태웅, 끝없는 호평세례..'이 남자 심상치 않다'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12.04.13 16: 56

KBS 2TV ‘적도의 남자(이하 적도)’에서 시각장애인 선우 역을 맡은 엄태웅의 연기가 눈부시다.
이미 드라마 ‘부활’과 ‘마왕’으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엄포스’로 불렸던 그였기에 ‘적도’의 연기 호평은 어느 정도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호평세례 정도가 가히 심상치 않다.
엄태웅은 의문사로 아버지를 잃고, 그 죽음에 연관돼 있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눈이 멀게 된 남자, 선우를 연기한다. 극 후반 핏빛 복수 과정이 그려지면서 선우가 시력을 회복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지만 극 초반인 현재, 선우는 앞을 볼 수 없다.

시청자들은 엄태웅의 시각장애인 눈빛 연기를 ‘동공연기’라 칭하며 열광한다. 초점이 없어 자꾸만 굴러가는 눈동자로도 변함 없는 카리스마 눈빛을 뿜어내는 엄태웅을 향해 시청자들은 ‘연기에 신들렸다’는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엄태웅은 거리를 걷는 장면 하나도 허투루 연기하지 않는다. 하얀 지팡이를 짚고 보폭을 조절하며 초점 없는 동공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온몸을 사용해 연기해야 하는 연기자에게 신체사용에 한계를 부여하게 되면 연기자 개인의 역량은 더욱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신체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가 연기할 때 신경써야하는 요소가 많아진다는 것이고, 때문에 배우에 따라서는 이 요소들에 갇혀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기자 스스로 이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단번에 연기파 배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배우 조승우가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아 연기를 소화해 충무로 스타덤에 오르고,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한 김명민이 ‘연기 본좌’라는 호칭을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엔 엄태웅 차례다. 엄태웅은 ‘적도’에서 시각장애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 본좌’에 오를 태세를 갖췄다. 이제 엄태웅은 ‘적도의 남자’로 연기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가 ‘적도의 남자’로 ‘엄포스’에 이어 또 어떤 수식어를 추가하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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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남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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