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가 애리조나, 일본 캠프에서 좋은 볼을 보여주지 않았나. 본인이 보여준 게 있으니 시범경기보다 당연히 낫겠지 라고 생각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의 여운은 다음날까지도 진했다.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둔 한화 덕아웃에서는 박찬호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박찬호는 1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역투하며 팀의 8-2 승리와 함께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한대화(53) 한화 감독도 전날 박찬호의 피칭에 대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한 감독은 "박찬호의 두산전 피칭은 원래 일찍 결정됐다. 3일 전쯤, 부산에서 정했다. (박)찬호에게도 그렇게 말해놨다. SK전에서 던지기엔 당한 게(?) 있다"며 웃었다.
박찬호는 한국 무대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4일 문학 SK와의 연습경기에서 2⅔이닝동안 5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롯데전에서도 부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96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박찬호를 믿었다. 한 감독은 "사실 시범경기만 놓고 생각하면 고민을 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찬호가 애리조나, 일본 캠프에서 좋은 볼을 보여주지 않았나. 본인이 보여준 게 있으니 시범경기보다 당연히 낫겠지 라고 생각했다. 믿은 것은 찬호의 경험과 관록이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팀이 연패를 하고 있고 또 첫 등판이라 본인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도 변화구가 좋았다. 구위 자체도 좋고 제구력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그날 두산에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개막 3연패에 빠져 있었다.
한 감독은 한참 박찬호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덕아웃 앞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는 안승민, 유창식, 김혁민 등 젊은 투수들을 바라봤다. 잠시 후 이어진 한 마디. "저 꼬마들이 어제 잘 봤겠지?". 최고 베테랑의 피칭을 보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주길 바라는 한 감독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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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