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근우."
13일의 금요일. 그야말로 악몽으로 남을 뻔 했다. SK 와이번스가 정근우(30)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극적인 연장전 승리를 안았다.
정근우는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 변함없이 2루수 겸 톱타자로 선발 출장, 연장 10회 1사 3루에서 극적인 우전적시타를 날려 1-0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팀은 4승(1패)째를 기록했다.

항상 기대감을 높여주던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이미지가 적어도 이날 정규 이닝까지는 아니었다.
1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정근우는 3회 1사 2,3루에서 맞은 절호의 기회에서 삼진으로 돌아섰다. 상대 선발 류현진의 4구째 변화구에 방망이를 내고 말았다. 5회 1사 만루에서는 더욱 한숨이 나왔다. 볼카운트 1-1에서 스퀴즈 번트를 댔지만 류현진의 볼을 맞히지 못했다. 결국 홈으로 뛰어들던 조인성이 아웃되면서 2사 2,3루가 됐다. 자신은 유격수 땅볼로 아웃.
정근우는 8회 1사 2루서 만회 기회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그 기회마저 박탈 당했다. 상대 벤치의 지시에 따라 류현진-신경현 배터리가 정근우를 고의4구로 걸린 것이다. 결국 SK는 만루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그리고 0-0이던 연장 10회. 정근우 개인에게는 13일의 금요일이 생각날 뻔 했다. 김재현이 우익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를 쳤다. 그러자 이날 호흡을 맞춘 유격수 최윤석이 차분하게 희생번트로 3루까지 주자를 보냈다.
하지만 정근우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까지 몰렸다. 두 번째 높은 직구는 큰 헛스윙으로 보는 팬들의 한숨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입을 꽉 다문 정근우는 결국 강하진 않았지만 정확하게 한화 바티스타의 3구째 볼에 배트를 맞춰 우익선상 안쪽에 볼을 떨어뜨렸다.

"오늘 경기 내내 미안하다 마리오를 수없이 되뇌었다"는 정근우다. 이어 "마지막에 끝내지 않았다면 데미지가 컸을 것 같다"는 그는 "스퀴즈 상황을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잘 끝내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무조건 맞춘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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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