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쇼’, 착한 토크쇼 아니어도 괜찮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4.14 07: 55

고현정의 ‘고쇼’가 요즘 대세로 떠오른 착한 토크쇼를 거부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SBS 토크쇼 ‘고쇼(GO SHOW)’는 김수로, 김제동, 김C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쉴 새 없이 솔직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결과적으로 제작진이 두 번째 게스트로 뛰어난 입담의 세 사람을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지난 6일 첫 방송 당시 고현정의 절친인 조인성, 천정명, 길이 출연해 고현정의 털털한 성격을 고스란히 전함으로써 고현정의 성공적인 MC 데뷔를 이끌었다면 두 번째 게스트 김수로, 김C, 김제동은 ‘고쇼’가 앞으로 게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김수로가 선거철만 되면 김제동이 B급 연예인으로 주저앉는다고 독설을 하는가하면, 김제동은 함께 방송을 했던 김구라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거침 없이 표현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고쇼’는 철저하게 독한 토크쇼를 표방했다. 김C의 담담하면서도 특유의 촌철살인은 독한 ‘고쇼’에서 더욱 빛났다.
이날 김수로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영화 흥행이 저조해 배우로서 자괴감을 느꼈다고 고백을 했다. 그리고 김제동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는 대중의 시선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절절한 고백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이야기였지만, ‘고쇼’는 질질 끌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끊었다. 두 사람의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진 후 “그런 이야기는 ‘힐링캠프’에 가서 하라”는 농담 섞인 윤종신의 냉대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심경 고백을 흥미롭게 마무리 했다.
아직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고쇼’는 착한 토크쇼를 표방하는 KBS 2TV ‘승승장구’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궤를 달리한다. 오히려 한방이 있는 질문과 예상하지 못한 진행방식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연상하게 한다. 첫 방송 당시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 역시 ‘고쇼’가 처음부터 착한 토크쇼로 자리 잡으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현정과 함께 윤종신, 김영철, 정형돈을 보조 MC로 선택한 것 역시 제작진이 산만한 것을 감수하더라도 재미를 찾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모든 토크쇼가 진지할 필요는 없기에 통통 튀는 ‘나쁜’ 토크쇼 ‘고쇼’가 안방극장에서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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