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내게 가혹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예상을 깬 빠른 복귀, 그리고 연일 가동하고 있는 맹타. '오뚝이' 손아섭(24,롯데 자이언츠)는 결국 주위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빠른 복귀에 성공,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손아섭은 11일과 12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연이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다행히 겨우내 손아섭을 괴롭혔던 통증은 이제 사라진 상태다. 1군 등록에 앞서 손아섭은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고 오른쪽 발 봉와직염에 대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스스로도 "이제는 전혀 아프지 않다"면서 후련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후반부터 꾸준히 그를 괴롭혔던 왼쪽 어깨 통증도 이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완치는 힘들기에 왼쪽 어깨에 근력운동을 꾸준히 실시할 예정이다.

손아섭은 지리했던 연봉협상, 번갈아가며 찾아왔던 부상 악령으로 인해 그 어느 해보다 힘든 겨울을 보냈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었던 그를 떠받친 것은 바로 야구였다. 야구 때문에 힘들어하던 그 였지만 해법 역시 야구에 있었다. 때문에 손아섭은 그라운드에 돌아온 감격을 "마치 소풍을 온 것처럼 설렌다"라고 표현하고는 "좋은 의미로 놀러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8번 타자로 나가지 않는가"라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사실 겨우내 손아섭을 힘들게했던 부상은 본인이 자초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는 "이제까지 난 스스로에게 가혹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야구를 했지만 그로인해 크고작은 부상에 항상 노출됐었다. 야구인생 내내 안고 가야 할 왼쪽어깨 통증은 지난해 슬라이딩 도중 입었다.
또한 봉와직염은 원래 그토록 오랜 시간 손아섭을 붙잡아 놓을만한 일은 아니었다. 늦은 연봉협상과 어깨 통증으로 마무리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손아섭은 안 맞는 신발 때문에 오른쪽 발에 상처가 생겼지만 통증을 참고 억지로 운동을 하다 병을 키웠다. 이 모든 것이 그가 말했던 것 처럼 스스로에게 가혹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번일을 계기로 손아섭은 "야구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안 다치는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야구를 잘 해도 다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내 몸을 버려가면서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씁쓸해 하더니 "물론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그게 선수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내 몸 상태를 점검 해가면서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승호 감독 역시 돌아온 손아섭에 "안 아프고 괜찮다고 하니 앞으로 실컷 뛰게 해 줄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손아섭은 8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손아섭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로 올라설 때, 롯데는 올 시즌 진정한 베스트 라인업을 구동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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