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가 한 방을 터트려야 하는데".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13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푸념 섞인 한 마디를 던졌다. 비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최형우의 대포 갈증이 풀리길 학수고대하는 모습이었다.
최형우는 이날까지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로 방망이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삼성의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하면서 홈런, 타점, 장타율 등 타격 3관왕에 등극한 최형우가 대포 한 방을 가동하며 긴 침묵을 깨길 기대했다.

류 감독은 "물론 홈런을 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지만 제 스윙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면서도 "스윙에는 문제가 없지만 1,2경기 타이밍이 안 좋아면 자꾸 바꾸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형우는 "4월 징크스에 빠지면 안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작년에도 4월 한달간 타율 2할4푼(50타수 12안타) 3홈런 9타점으로 저조했다. 류 감독 또한 "해마다 4월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스스로 이겨 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최형우는 최근 타격 컨디션에 대해 "4월에 맞추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면서 "날씨와는 상관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 때 타율 3할2푼3리(31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던 그는 "시범경기 때 별로 못 치고 정규 시즌 개막 이후 잘 치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월에 못 쳐도 5월에 잘 치면 된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삼성은 7일 LG와의 개막전 이후 3연패의 늪에서 빠지기도 했다. "팀이 이기면 된다. 그동안 너무 못 이겼다". 최형우는 최근 타격감에 대한 아쉬움보다 팀 승리에 위안을 삼았다.
지난해 타격 3관왕에 등극하며 사자 군단의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이끌었던 최형우. "작년의 모습? 그런 날이 또 오겠지"라고 한 마디 던진 뒤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1할5푼8리로 떨어졌지만 개의치 않을 듯.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믿기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