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가 포항 스틸러스를 잡고 5경기 연속 무패(4승 1패)를 달렸다.
박경훈 감독이 지휘하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14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제주의 수훈 선수는 단연 산토스였다. 산토스는 전반 21분 선제골을 터트린 데 이어 전반 43분 자일의 골을 도왔다. 또한 전반 45분에는 자신이 직접 1골을 더 터트려 제주의 리드에 쐐기를 박았다. 2골 1도움의 완벽한 활약이었다.

양 팀 감독은 경기 전 미드필더 싸움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항과 제주 모두 중원에서 플레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 승리를 따내는 팀이기 때문. 초반 우위는 포항의 것이었다. 포항은 김진용의 포스트 플레이와 고무열의 문전 마무리로 기회를 노렸다.
포항은 전반 7분 첫 득점 기회를 잡았다. 김진용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수비에 맞고 골대쪽으로 향한 것. 하지만 공은 가까운 포스트를 때리고는 밖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후에도 포항은 전반 8분과 19분 고무열이 박스 왼쪽에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크로스바 위와 옆의 골망을 흔들며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포항이 3차례 슈팅을 시도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기회를 잡이 못했던 제주는 한 번의 공격으로 포항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21분 중원에서 길게 들어온 패스를 아크 정면으로 침투하던 서동현이 받아 살짝 밀어준 것을 산토스가 잡아 슈팅을 시도, 포항의 골망을 흔든 것.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있던 포항으로서는 아쉬운 한 방이었다.
하지만 포항은 당황하지 않았다. 골은 내줬지만 분위기를 내주지 않고 금세 따라 잡은 것. 포항은 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박희철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아사모아가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기록했다. 아사모아의 헤딩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너무 근접한 곳에서 헤딩슛을 때린 탓에 골키퍼 한동진은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
동점골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던 포항은 집중력 부족으로 잇달아 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제주는 전반 43분 박스 오른쪽에서 산토스가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로 쇄도하던 자일이 노마크 찬스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달아났고, 45분에는 김원일이 골키퍼에게 내준 백패스를 산토스가 낚아 채 추가골을 넣었다. 2골 모두 포항의 집중력 부족에서 나온 골이었다.
제주는 후반 들어 정경호 대신 오승범을 투입했다. 부상때문에 지난해 5월 11일 이후 처음 뛴 정경호를 위한 안배였다. 반면 2골 차로 뒤진 포항은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5분 승부수를 띄웠다. 미드필더 황지수 대신 공격수 지쿠를 투입했다.
황선홍 감독의 승부수는 바로 적중했다. 지쿠가 만회골을 터트린 것. 후반 12분 고무열은 왼쪽 측면을 돌파해 박스 왼쪽까지 침투한 뒤 아크 정면으로 들어오는 지쿠에게 내줬다. 이를 받은 지쿠는 드리블을 한 번 침과 동시에 먼 포스트를 향해 왼발 슈팅을 시도,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지쿠의 기쁨은 4분 뒤에 없어졌다. 후반 12분 아사모아 대신 투입된 노병준이 문전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홍정호에게 파울을 유도해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지쿠가 놓치고 만 것. 지쿠는 골대 중앙으로 공을 찼지만 한동진이 속지 않고 잡아내며 포항의 동점 기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포항으로서는 완벽하게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지쿠가 페널티킥을 놓친 것을 기점으로 제주의 경기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포항의 슈팅 기회가 더 많기는 했지만 제주도 빠른 공격 전개로 기회를 만들며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동점골이 나오지 않자 포항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공격수 김진용의 체력도 급격하게 저하된 모습이 보였다. 포항으로서는 후반 33분 마지막 교체 카드를 이용, 김진용을 빼고 조찬호를 넣었지만 원하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포항은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4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지쿠가 빈 골대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홍정호의 몸에 막으며 동점골 찬스를 놓친 것이 전부였다. 결국 포항은 동점에 실패, 홈에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 14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2 (1-3 1-0) 3 제주
△ 득점=전21 산토스 전43 자일 전45 산토스(이상 제주) 전27 아사모아(이상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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