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잔류군 코치로 재직 중인 박현승(40) 코치와 1군 배터리코치로 재임 중인 최기문(39) 코치가 뒤늦은 선수 은퇴식을 치르며 감격을 금치 못했다.
경남고-동아대를 거쳐 1995년 고향팀 롯데에 입단한 박 코치는 프로 통산 1167경기 2할6푼5리 62홈런 399타점 98도루를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역할을 펼쳤던 만능 내야수였다. 2009시즌 후 롯데의 2군 수비-주루코치로 재직하게 된 박 코치는 프로 선수와 코치로서 생활을 모두 롯데에서 보내고 있다.
충암고-원광대를 거쳐 1996년 OB(두산의 전신)에 입단한 뒤 1998년 10월 23일 좌완 차명주와의 맞트레이드 형식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 코치는 롯데의 암흑기 시절 주전 포수로 고군분투했다. 2001년 5월 20일 인천 SK전서는 프로 통산 2번째 한경기 좌우타석 홈런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박 코치는 은퇴를 앞둔 소감을 묻자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아쉬운 기억이나 고마운 느낌도 들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밝힌 뒤 "롯데에 입단해 1996년 주전으로 자리잡고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던 기억에 행복했다. 2007년에 연속 득점, 연속 안타 기록을 계속 이어가던 시절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복기했다.
지도자 생활 동안 목표에 대해 박 코치는 "선수들을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시절 못해 본 우승을 코치 유니폼을 입고서라도 해보고 싶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잔류군 코치의 임무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답한 뒤 아내 이은지씨에게 "항상 뒤에서 뒷바라지 하느라고 고생이 많은 데 모든 선수나 코치가 마찬가지겠지만 가족이 전부다. 행복하게 잘 살자.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겠다"라며 가정에도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밝혔다.
그와 함께 "선수 생활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치로서 앞으로 선수들을 많이 다독여서 야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끔 노력하고 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많이 지켜봐달라"라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했다.
반면 최 코치는 "담담하다. 롯데에서 보낸 선수생활을 마무리짓고 코치로 출발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뜻 깊은 자리다. 그러나 이 의미를 떠나 우리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좋은 의미가 아닐까 싶다"라며 은퇴식보다 팀 승리에 더욱 의미를 두었다.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코치가 되고 나니 선수 시절이 행복했다는 생각도 들고 코치 여러분들의 어려움도 느낀다"라고 이야기한 최 코치는 "선수 시절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과 송승준의 3연속 완봉승을 이끌었을 때가 기억이 남는다. 앞으로 코치로서도 더 좋은 추억이 생길 것으로 믿는다"라며 그동안의 경기를 복기했다.
"선수 시절 못했던 우승을 해보고 싶다"라며 박 코치와 같은 바람을 이야기한 최 코치는 아내와 아들 은혁군에게 "코치가 되어서 좋은 모습을 더 보여주려고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바쁜 와중에서도 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코치는 "최고의 팬으로 기억되는 롯데 팬들이 앞으로도 롯데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계속 응원해주신다면 선수들도 최고의 실력으로 보답해줄 것이다. 항상 선수를 격려하겠다. 나보다 선수들에게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 팬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겠다"라며 말을 맺었다.
farinelli@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