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선남선녀 커플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는 결혼 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 오랜 시간 연인 혹은 동반자로만 관계를 지속해왔다.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가족 공동체라는 독특한 울타리는 이들이 형성한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었다.
비록 혼인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여섯 아이들의 충실한 부모로서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모범이 됐다. 이로 인한 각종 억측이 난무해도 성(性)에 의한 장벽이 철폐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이랬던 그들이 이미 공식 약혼을 했고 조만간 백년가약을 맺을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간 나왔던 결혼설이 추측에 불과했다면 이번엔 피트의 매니저인 신시아 페트 단테가 인정한 명백한 사실이다. 단테는 피플 등을 비롯한 주요 언론 매체에 “브란젤리나 커플이 공식적으로 결혼할 예정”이라며 “아직 정확한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녀들이 그들의 결혼 소식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걸로 예상됐던 피트와 졸리가 돌연 마음을 바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주된 원인은 아이들이라는 게 다수 소식통 및 지인들의 공통된 의견. 소식통에 따르면 여섯 아이들은 두 사람의 결혼관 및 가족관에 반기를 들고 부모의 혼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가족 형태를 이루길 간절하게 원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이 같은 목소리를 그저 흘려들을 수만은 없었을 거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피트는 지난해 중순 가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매덕스를 비롯한 여섯 아이들이 (우리의) 결혼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결혼이) 무척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이들 커플의 결혼에 대한 생각은 무척이나 확고해보였다.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를 목표로 하는 사회 운동을 벌여 온 까닭에 공공연히 혼인을 맺지 않을 거란 입장을 전했다. 피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결혼하고자 할 때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될 때까지 우리 부부는 결혼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었다. 세계 곳곳을 돌며 공식 일정을 소화할 때도 여섯 아이들의 교육 및 놀거리를 가장 먼저 챙길 만큼 자녀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로서는 어쩌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 함께 출연하며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대표적인 할리우드 스타 커플이다. 입양으로 얻은 첫째 아들 매덕스(10), 둘째 아들 팍스(7), 셋째 딸 자하라(6)와 두 사람 사이에서 얻은 넷째 딸 샤일로 누벨(5), 쌍둥이 녹스(3)와 비비안(3) 등 여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유명세 탓에 자주 불화설이 나돌지만 언제나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잉꼬 커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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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