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비난을 받고 있지만 지휘봉을 잡은 수장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기를 원했다. 바로 '질식수비'를 선보인 안익수 부산 감독이다.
전북 현대과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8라운드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연승 행진이 중단되면서 홈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고 부산은 최근 4경기서 2승 2무로 무패를 이어갔다.
특히 객관적으로 전력이 앞서는 서울과 전북을 잇달아 상대하면서 승점 1점씩을 따낸 부산은 시즌 2승 4무 2패 승점 10점으로 리그 8위를 기록, 중위권을 유지했다.

최근 부산의 전술이 축구계에서 회자가 되고 있다. 이른바 '질식수비'라고 불리는 안익수 감독의 전술로 인해 상대 팀은 물론 축구팬들마저 재미없는 경기에 질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쩔 수 없는 팀 사정으로 인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말이다. 11일 서울전에 이어 이날 전북과 경기서도 부산은 완벽한 수비 전술을 만들어 냈다. K리그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팀들을 상대로 이른바 '우주방어'를 성공 시키면서 안익수 다운 축구를 성공했다.
경기 전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도 부산의 전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물론 축구가 재미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부족한 살림이라면 어쩔 수 없다는 것. 이 대행은 "안익수 감독이 만들어낸 축구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팀의 특성을 만든 것이다. 또 수비축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기업 구단이기는 하지만 시민 구단과 비슷한 씀씀이를 가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의 핵심이던 한상운을 성남으로 보내면서 받은 이적료를 통해 팀 운영에 보탰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 감독은 팀 사정에 맞는 전술을 만들어 냈다. 비록 그 전술이 철저한 수비라고는 하지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 부산 선수들도 안 감독의 전술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경기 후 한 선수는 "강등제가 시작된 이상 수비축구는 우리에게 맞는 전술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부담이 되거나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그저 감독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안익수 감독은 "16개 구단의 전술이 모두 같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는 것이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팀 사정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은 안 된다. 6개월간의 선수들의 노고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게 폄하하는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 객관성 있게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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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