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2012년 1/4분기 가요계는 그야말로 남성 아티스트들에 의한 독무대였다. 물론, 여성가수 가운데 티아라•아이유의 인기는 작년에 이어 올 1월까지 이어진 바 있다. 걸 그룹 미쓰에이(miss A)와 다비치의 신곡, 드라마 주제곡을 부른 린과 태연, 그리고 신인 에일리의 노래 ‘Heaven’이 올해 발표된 여자 가수의 노래로 인기를 얻었지만 파상적인 남자 가수들의 공세에는 역부족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4월 컴백을 예고한 걸 그룹 포미닛(4 Minute)•시스타(Sistar)•걸스데이가 여성 가수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화려한 컴백을 통해 ‘남성 위주 가요계’를 이끈 빅뱅을 비롯 2AM•샤이니(SHINee)•씨엔블루(CNBLUE)•FT아일랜드(FT Island)•엠블랙(MBALQ)•틴탑(Teen Top) 등 아이돌 그룹이 활동을 펼쳤고, 원조 아이돌 그룹 신화와 록 밴드 넬이 컴백과 함께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남성 솔로 가수로는 세븐(SE7EN)•박재범•케이윌의 활약상이 돋보였고, “슈퍼스타K” 출신 허각•존박•버스커버스커(Busker Busker)는 나름 두터운 팬 층을 확보 나름 가요계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갖춰나가고 있는 중이다.
- 앨범과 음원 차트 정상을 점령한 빅뱅 -

2012년 3월까지 집계된 가온차트 월간 앨범과 디지털 종합 차트를 살펴 보면 빅뱅이 1/4분기 가요계를 완전히 압도했음을 알 수 있다. 2월 28일에 발매된 5집 미니 앨범 “Alive”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3월말까지 국내에서 257,431장이 판매된 것으로 발표했다. 또한, 음반에 수록된 ‘Blue’와 ‘Fantastic Baby’는 각각 2월과 3월 디지털 종합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는데, 이미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 1위 트로피를 휩쓸었을 때 ‘빅뱅열풍’은 이미 감지된 바 있다.
해외에서의 반응 역시 상당한데 미국에서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불구하고 “Alive”가 아이튠즈 차트에서의 호성적에 힘입어 “빌보드 200” 앨범 차트 150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전세계 통합 차트인 유나이티드월드(United World)에서도 아델(Adele)•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에 이어 5위에 랭크 되는(3월 17일자) 대한민국 최고의 보이밴드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었다. 일본•영국•프랑스 아이튠즈 차트를 빅뱅의 노래가 세계 곳곳의 음악 팬들이 함께 즐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듯이, 5월부터 진행될 월드 투어를 통해 그들의 진가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영어음반으로 세계대중음악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빌보드 싱글과 앨범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남성가수로 빅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예상한다.
-춘추전국 시대와 같은 남성 그룹들의 대활약 –
빅뱅이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펼치기 전 엠블랙과 FT아일랜드 역시 신곡으로 음악 프로그램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엠블랙은 티아라와의 경쟁에서 밀려 지상파 가요 방송에서는 분루를 삼켜야 했지만, 남성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 도화선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틴탑이 KBS와 SBS-TV에서 1위를 차지하며 남성 아이돌 역학 지도를 다시 쓰게 만들고 있다. 틴탑의 성공은 B1A4•블락비(Block B)•B.A.P•뉴이스트 (Nu'est)등 현재 활동중인 중소기획사 소속 보이 밴드의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3월엔 2AM을 시작으로 샤이니와 씨엔블루 등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새 앨범을 선보이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인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4년 만에 원조 아이돌 그룹 신화가 가요계 컴백 음반 “The Return”을 통해 귀환을 알렸는데, 3만장의 스페셜 한정 음반이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음악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매주 음악 프로그램 1위가 바뀔 정도로 인기 남성 그룹이 즐비한 상황인데, 군 공무를 마치고 4월 10일 5집 “Slip Away”로 돌아온 모던 록 밴드 넬(Nell)이 가세해 음반과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할 만큼 아이돌 그룹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 솔로 및 오디션 출신 가수, 대열에 동참하다 -
남성 솔로가수들도 나름 상반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박진영의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타이틀 곡으로 활동한 세븐은 SBS “인기가요”에서 오랜만에 1위를 차지했고, 케이윌은 “니가 필요해”로 처음으로 KBS “뮤직뱅크” 트로피를 품에 안는 감격을 누렸다. 7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박재범 역시 1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고, 3월 중순에는 배우 김수현이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삽입곡 ‘그대 한 사람’으로 실시간 및 데일리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슈퍼스타K” 출신 남성 가수들의 인기도 ‘남성 가수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오랜 준비기간을 갖고 데뷔 앨범을 발표한 존박의 앨범과 노래 모두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으며, 지난해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던 허각은 4월초 2번째 EP “LACRIMOSO”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버스커버스커인데 슈퍼스타K 선배 및 기존 인기 가수들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도, 4월 2주째 “가온차트” 앨범과 디지털통합 차트 1위및 “빌보드 K-Pop” 1위도 차지하는 경이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허각•존박•버스커버스커 이들 트로이카는 일부 지상파TV의 출연 제약을 극복하고 인기 남성가수 리스트에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름을 올려놓게 된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