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의 상승세가 두려울 정도다. 제주는 강팀들의 틈바구니서도 자신들의 경기력을 유지, 리그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박경훈 감독이 지휘하는 제주는 지난 14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방울뱀 축구'라는 캐치 프레이즈에 걸맞게 한 방을 터트리며 포항이 잡은 경기 주도권을 무시한 채 승리를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시즌 5승 2무 1패 승점 17점을 기록, 리그 1위 수원 삼성에 승점 2점이 뒤진 2위를 달렸다. 무엇보다도 최근 5경기서 4승 1무를 기록하고 있는 물 오른 상승세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상대들이 수원 울산 포항 등 우승을 다툴 전력의 팀들이 있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에 대해 박경훈 감독은 "아직 어떻다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섣부르다. 일단 우리는 스플릿시스템에서 상위그룹에 들어갈 수 있는 8위를 1차 목표로 정해 놓고 있다. 우승을 노려볼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노려볼지는 그 다음 일이다"며 "모든 팀들과 한 번씩 상대하는 15라운드까지 소화하고 난 뒤 선두권과 큰 차이가 없다면 그 때는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제 프로 감독으로서 3년차에 접어든 박경훈 감독이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능력을 검증 받은 바 있다. 박경훈 감독은 제주를 맡은 첫 해(2010년) FC 서울에 승점 3점이 부족한 아쉬운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플레이오프서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1년에는 9위로 부진했지만 이는 박경훈 감독의 잘못보다는 구자철과 박현범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해서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제주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박경훈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한 것. 그만큼 박경훈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이제 3년차다. 어느 정도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시점이 왔다. 또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을 영입했다. 덕분에 충분히 내 색깔을 낼 수 있게 됐다"며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을 많이 교체해서 8~10위권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경기를 해보니 2010년도 만큼의 느낌이 든다. 선수들도 정신적·기술적으로 2010년 못지 않은 기량을 갖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박 감독은 "미드필더들이 세밀한 패스를 구하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 미드필더들이 공을 돌리다가 뺏기면 치명적이다. 최전방에서 뺏기면 2선에서 만회를 할 수 있지만 미드필드진에서 뺏기면 수비라인과 맞닿아 있어 큰일이 날 수 있다. 또한 전방에서 마무리 능력이 부족하다. 울산전에서 13개의 슈팅을 했는데 득점을 못한 건 아쉽다. 발전을 시켜야 할 사항들이 분명이 있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변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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