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으로 넘어온 장근석과 윤아의 풋풋한 로맨스가 볼만 하다. KBS 2TV 월화드라마 '사랑비'가 70년대를 마감하고 현재로 넘어오면서 전혀 다른 매력의 러브스토리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사랑비'는 초반 4회를 끝으로 인하(장근석 분)와 윤희(윤아 분)의 맺어지지 못한 가슴 아픈 사랑의 막을 내렸다. 2012년, 두 사람은 중년의 인하(정진영 분)와 윤희(이미숙 분)로 다시 등장한다. 70년대 인하와 윤희로 열연한 장근석과 윤아는 2012년 각각 인하의 아들 서준과 윤희의 딸 하나로 분해 또 다른 로맨스를 펼친다.
이 흥미로운 구성과 함께 '사랑비'는 이제 본격 시작이다. 70년대의 아날로그 사랑을 그려내며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답답하고 고루하다'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던 '사랑비'는 5회부터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섹시하고 까칠한 서준과 명랑 씩씩한 하나의 티격태격 만남, 또 이들의 부모인 인하와 윤희가 아련한 재회까지 예고하고 있으니 세대별 2색 사랑이 흥미롭다.

시청률도 올랐다. 소폭이지만 5, 6회에 들면서 초반 4회에 비해 다소 상승세를 탔다. 6% 진입을 코앞에 두며 다가올 7, 8회의 반등을 기대하게 한다. 일본 훗카이도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진 서준과 하나의 첫 만남, 그리고 알콩달콩한 관계 진전이 젊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면 '윤희'라는 이름만 듣고도 여전히 가슴이 저미는 인하의 애틋한 감정은 중년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거기에 중년의 혜정과 동욱, 상모 또 서준과 하나를 둘러싸고 삼각, 사각 로맨스를 엮어나갈 다양한 주변인물들이 화면을 채우면서 로맨스는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윤석호 PD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영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오수연 작가의 따스한 필력은 작품 전체를 말랑하게 한다.
MBC '빛과 그림자', SBS '패션왕'과의 경쟁에서 아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지만 2012년의 세대별 다른 러브스토리가 본격 막을 올린다면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장근석과 윤아의 쿨하고 통통 튀는 매력, 정진영-이미숙 커플의 중후하고 농익은 연기력이 발산되는 순간, '사랑비'의 뒷심이 불타오를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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