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맞아도 된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SK 와이번스의 우완 윤희상(27)이 시즌 초반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윤희상은 지난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8일 문학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

데뷔 9년차지만 올해 첫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다. 윤희상은 "사실 이전에는 야구를 할 기회를 많이 받았지만 놀았던 것 같다. 공익근무를 하면서 비로소 야구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후 제대로 하기까지 한 3년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상은 2004년 계약금 2억 원을 받고 SK에 2차 1번 전체 3순위로 입단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입단 첫 해 11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4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사이 현대에 2차 1번 전체 5순위로 입단한 오재영은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윤희상은 "재영이가 신인왕이 되면서 나는 항상 2등이었다. 게다가 매번 아프고 부진하다 보니 악플을 많이 받았다. 저를 욕하는 것은 둘째 치고 절 뽑은 스카우트들에게도 악플을 다시더라. 우리 팀 팬들이 저와 팀을 욕하는 것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지금도 신경을 안쓰려고 하지만 신경쓰게 된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밝혔다.
이제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지난해 "1승만 하면 잘될 것 같다"던 윤희상은 지난해 후반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 9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5⅓ㅣ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후 2승을 더 거두고 지난해를 마무리지었다.
윤희상은 "이제 '맞아도 된다. 다음에 더 잘 하면 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 2군에 있다 1군에 오면 볼넷 주다 2군 가고 안타 맞으면 2군 간다는 생각에 심리적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처음부터 1군에 있다보니 아침에 눈뜨면 기분이 좋다"고 1군 생활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이만수(54) 감독도 그의 은인이다. 지난해 2군 감독을 맡았던 이 감독을 만나 윤희상은 마인드에 변화를 겪었다. 그는 "감독님은 항상 '넌 최고다. 넌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 말을 들으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졌다"며 이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윤희상은 올해 벌써 2승을 거뒀다. 시작이 좋다. 그는 "앞으로도 성준 코치님, 전력분석 코치님, (조)인성이 형, (최)경철이 형과 많이 이야기해서 계속 공부하겠다. 형들의 생각을 많이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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