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싱그러운' 팜므파탈이 떴다. 착해 보이는 만큼 더 치명적이다.
최근 극장가에 순수한 얼굴을 한 채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주인공들을 파멸로 이끄는 여배우들이 등장한다.
영화 '킹메이커'(19일 개봉)의 에반 레이첼 우드와 '은교'(5월 개봉)의 김고은이 그 주인공들이다.

'킹메이커'에서는 완벽한 대통령 후보를 치명적 스캔들에 빠지는 매혹녀가 등장한다. 극중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 역)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 미모의 인턴 몰리 스턴 역을 맡은 에반 레이첼 우드가 그녀.
에반 레이첼 우드는 할리우드의 악동 마릴린 맨슨의 전 여친으로 유명세를 탄 가십걸이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직장 상사인 스티브(라이언 고슬링 역)를 사랑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완벽한 대통령 후보를 당락의 기로에 놓이게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흔히 말하는 팜므파탈 캐릭터라기 보다는 한 번의 실수로 타인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마저 위태롭게 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때로는 호감을 가진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유혹을 하기도 하지만, 위기 앞에서는 한 없이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영화를 본 많은 남성 관객들은 "그녀의 매력에 그녀가 위기에 처한 장면에서 너무 감정이입이 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라고 털어놓기도.
에반 레이첼 우드는 영화 '써틴'에서 반항적인 10대 역을 맡아 2004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한국 영화의 청순 팜므파탈은 '은교'다. 영화 '은교'의 김고은이 센세이셔널한 스크린 데뷔식을 치르며 전에 없던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김고은은 정지우 감독이 300대 1의 오디션 속에 발탁한 신예란 점, 첫 데뷔작에서 과감한 파격 노출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제 2의 전도연'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중 김고은이 맡은 은교는 위대한 시인 이적요(박해일)의 욕망을 일깨우는 동시에 시인의 제자 서지우(김무열)에게는 묘한 열등감을 불러일으키며, 그들을 파멸로 이끄는 인물로 영화 속 모든 사건의 갈등의 불씨와도 같다.
김고은은 '은교'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지만, 공개된 그의 모습 속에 박범신 작가의 원작 소설에서 묘사된 여고생 은교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아이같은 순수함과 누이의 따뜻함, 애인에게서 느껴지는 관능미를 동시에 지닌 신비로운 소녀 은교 역을 완벽하게 그려냈다는 소문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배우 기근' 현상을 보이던 충무로에 새로운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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