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상주에 귀중한 1승을 선사한 김재성의 활약 뒤에는 '간절함' 그리고 그 간절함을 일깨워준 구자철이 있었다.
15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8라운드 경기서 홈팀 상주 상무가 김재성의 결승골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두며 2승1무4패를 기록, 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터진 김재성의 골은 끈질기게 코너킥 찬스를 얻어낸 상주의 집념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기력하게 패한 지난 대전전의 기억을 떨치기 위해서인지 상주 선수들은 이날 인천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리고 전반 31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몇 번이고 튕겨져나온 공에 김재성이 놓치지 않고 머리를 가져다댔다. 김재성은 "공이 떠있는데 빈 골대가 있는 것 같았다. 그쪽으로 헤딩을 했는데 공이 들어가는 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며 "골키퍼 손 위로 공이 지나가는 게 보여서 '아 들어갔구나' 싶었다"고 골 장면을 떠올렸다.
친한 친구인 김치곤과 김철호는 이미 상주에서 '고참'이다. 하지만 '후임'으로 입대한 김재성도 시즌 개막 후 2골을 터뜨리며 빠르게 상주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빠른 적응의 비결이 있었는지 궁금해하는 취재진에게 김재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름을 꺼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자철의 이름이었다.
김재성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자철이랑 트위터나 전화로 연락을 많이 했다"며 "자철이가 요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물어봤다. 요새 어떤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가냐고. 그랬더니 자기는 편한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없고 항상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간다"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구자철의 말에 김재성은 느낀 것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그런 간절함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 간절함을 깨닫고, 또 가지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
승리에 대한 간절함, 경기에 나선다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만든 김재성의 골은 벼랑 끝에 몰려있던 '수사불패' 상주에 죽음 대신 승리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김재성이 간절함을 잊지 않고 상주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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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구자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