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희망' 이여상, 무엇이 어떻게 확 달라졌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16 08: 09

지난해까지만 해도 핫코너는 한화 수비의 최대 구멍이었다. 하지만 올해 뚜껑을 열어 보니 가장 안정적인 곳은 3루다. 3루 주인은 지난해와 올해 그대로다. 하지만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이여상(28)이 그 주인공이다.
한화가 최하위로 추락한 가운데 이여상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7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20타수 8안타 타율 4할로 이 부문 전체 공동 4위에 올라있다. 도루 2개에 볼넷 4개와 사구 1개를 얻었다. 결정적으로 수비 실책이 하나도 없다. 공수에서 몰라 보게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역시 수비를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로부터 집중적인 펑고 훈련을 받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품을 물 정도'였다. 땀범벅이 돼 그라운드 나뒹군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3루수-유격수 사이로 흐르는 타구와 몸 앞에 오는 강습 타구에 약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모습이 없어졌다.

후쿠하라 코치는 "한상훈·이대수는 자기 것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이여상이나 나머지 선수들은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 중에서 이여상의 훈련량이 가장 많았고, 수비에서 깨우쳐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펑고를 잡기 어려운 곳으로 치는 것뿐만 아니라 글러브질과 스텝까지 세세히 보며 만족할 때까지 훈련한다.
핵심은 공격적인 수비다. 이여상은 "후쿠하라 코치님은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한다. 공을 향해 뛰어드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빠른 타구든 느린 타구든 주저 없이 먼저 뛰어들고 본다. 여기에 훈련할 때 타구를 미리 예측해서 움직이는 습관을 버렸다. 훈련을 실전처럼 소화한 이여상은 타구가 나오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는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한다.
수비만이 전부가 아니다. 타격도 달라졌다. 이여상은 "작년까지는 볼카운트에 관계없이 무조건 세게 강하게 치려고만 했었다. 하지만 내가 20홈런을 칠 것도 아니다.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정확하고 끈질긴 타격을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작년까지 삼진이 많았고 볼넷이 적었다. 올해는 삼진을 줄이고 볼넷을 많이 얻어내 출루율을 높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여상은 지난해까지 5년간 볼넷 53개에 그친 반면 삼진을 무려 188개나 당했다.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건 좋지만 볼넷과 삼진 비율이 너무 안 좋았다. 하지만 올해는 삼진 4개를 당한 동안 볼넷도 4개를 골라냈다. 출루율은 무려 5할2푼으로 리그 전체 2위.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파울 커트로 상대를 괴롭히는 모습이 많아졌다. 쉬운 타자가 아닌 끈질긴 타자로 거듭난 것이다.
이여상은 "아직 몇경기 하지 않았다. 꾸준하게 페이스를 이어가 감독님께서 '3루가 불안하다'는 말씀을 하시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까지 최대 약점이었던 한화의 3루는 이제 가장 믿을 만한 곳이 됐다. 달라진 이여상이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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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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