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줬을 때 꽉 잡아라".
'아홉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퓨처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창원 홈 개막전에서 롯데를 8-1로 완파하더니 이튿날에도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3승1패로 기대 이상 성적. NC 이상구 단장은 "아무리 2군이라도 상대팀에는 6~7년차 선수들이 많다. 프로 짬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잘하고 있다. 앞으로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중심에 바로 김경문(54) 감독의 무한경쟁 야구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NC는 퓨처스리그 개막 후 4경기에서 같은 선발 라인업이 한 번도 없었다. 3번타자 중견수 나성범만이 고정됐을 뿐 나머지 자리는 번갈아가며 기용됐다. 4경기 연속 선발출장한 선수로는 나성범을 비롯해 강구성·이명환·강진성까지 4명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날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균등한 기회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기회를 줬을 때 꽉 잡으라는 의미"라며 "야구는 9명이 하는 게 아니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분명 기회가 가게 되어있다. 기회를 잡으면 그게 자기 자리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선수들을 경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고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테스트하는 과정에 있다.
두산 시절부터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숨어있는 잠재력을 발굴하는데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손시헌·이종욱·김현수가 신고선수 신화를 썼고, 임태훈·이용찬·양의지가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최준석·이성열·이원석 등이 트레이드를 통해 잠재력을 터뜨렸다. 끊임없이 선수들을 자극시키고 경쟁시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사례가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장타력으로 존재감을 어필한 외야수 김종찬은 개막 후 2경기 연속 벤치 지켰다. 하지만 홈 개막전에 첫 선발출장 기회를 잡아 NC의 창단 첫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쳤다. 김 감독은 "종찬이가 마음속으로 칼을 갈아주길 바랐다"고 했고, 김종찬은 "개막한 후 2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해 기회를 기다렸다. 칼을 갈고 있었다"는 김 감독과 같은 말로 강렬한 의지를 보였다. '김경문식' 승부근성 자극이다.
여기에 홈개막전에서 4차례 연속 도루 저지로 강한 인상을 남긴 포수 김태우는 이튿날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장했다. 김 감독은 야수 최고참 허준에게 선발 포수 기회를 주며 팀 전체의 동기부여 잊지 않았다. 여기에 김 감독이 "수비에서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한 키스톤 자리에는 박민우·이상호·이성엽·노진혁·황윤호 등이 번갈아 기용되고 있다. 김 감독은 그들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려 한다.
기대이상 경기력으로 돌풍일으키고 있는 NC. 신생팀답게 패기 넘치는 플레이에는 기회를 잡고 놓치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와 투지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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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