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이승훈 군, 이젠 맘편히 웃어요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4.16 10: 52

참가자도 울고, 심사위원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 참가자 이승훈의 탈락 소감을 듣고 나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심사위원 양현석의 이승훈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과 눈물을 보고 난 후에 모두가 울었다.
지난 15일 일산 고양체육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팝스타'에서 이승훈은 1주간 자신의 트레이닝을 맡았던 JYP 박진영과 함께 편곡해 새롭게 탄생시킨 드레이크의 '석세스풀(Successful)'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무대가 시작되자 그의 자신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대에 오른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풀이 죽어있었다. 이승훈의 마음고생은 무대 내내 그의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부담감과 근심으로 가득한 그의 얼굴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자신감이 결여된 그의 무대는 참신함과 파워풀한 퍼포먼스도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이승훈은 심사위원 양현석에게 "애매하다. 분명 그동안 랩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본인의 분야가 아닌 것으로 위험한 승부를 택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혹평이 이어졌고, 이승훈은 앞서 무대를 펼친 백아연, 박지민, 이하이보다 한참 낮은 점수를 줬다. 실시간 문자투표로도 뒤집을 수 없었다. 사실상 탈락이 유력했다.
그리고 이승훈은 탈락자로 선정됐다. 이에 이승훈은 "홀가분한 것 같다.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과 세 회사에 감사한다. 여기까지 온 것도 여러분 덕분이다"고 심정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양현석은 "나도 애써 웃으며 보내고 싶었는데, 마음에 담아두었던 짐을 덜고 프로의 세계에서 만나자"며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사실 이승훈은 생방송 무대에 접어들면서 줄곧 '탈락 후보 1순위'로 손꼽혀 왔다. 실력파 참가자들을 제치고 톱4까지 가까스로 생존해 왔고,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의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는 연예인이 아닌 21살 평범한 부산 청년이 짊어지기에는 너무나도 큰 짐이었다. 'K팝스타'가 생방송으로 접어들면서 즉각적인 시청자의 피드백에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승훈이 'K팝스타' 톱4에 올라온 것만 해도 기적이고,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말한다. 혹자들은 '이미 떨어졌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실력보다 운에 초점을 맞추며 '천운'이라고 빗대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승훈이 대중에게 보여준 것은 '천운'과 '인기'뿐만이 아니었다.
이승훈은 자신의 부족한 노래와 랩 실력을 보완하고자 밤을 새우며 노래를 편곡하고, 개사하고, 또 안무를 짰다. 그는 가수로서 갖춰야 할 스타성, 열정 그리고 진심을 보여줬다. 단순히 가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 가창력만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낸 것이다.
이승훈에게 2012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을 것이다. 'K팝스타'는 그가 스타가 되기 위해 겪는 성장통이었다. 이제는 편히 웃으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천진난만한 청년으로 돌아갈 때다. 그리고 양현석의 말처럼 프로의 세계에서 'K팝스타'로 활약할 그의 모습을 시청자들은 원하고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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