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선발이 모두 한 번 이상씩 마운드에 섰다. 하지만 SK 와이번스 5선발은 여전히 경쟁 중이다.
SK는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사이드암 임치영의 호투를 발판삼아 11-6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임치영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5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으로 2실점, 선발승을 거뒀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12일 목동 넥센전(2이닝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보다 한층 안정된 모습이었다는 평가다.

이로써 SK는 마리오-윤희상-로페즈-이영욱-임치영으로 짜여진 5인 체제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했던 임치영은 좌완 김태훈과 언더핸더 박종훈의 경쟁 구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성준 투수 코치는 "임치영이 잘던졌다"고 칭찬을 하면서도 "그렇다고 '말뚝'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박종훈은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계속 1군과 함께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훈은 오는 17일부터 사직구장에서 펼쳐지는 롯데와의 원정 3연전에도 동행한다.
그동안 SK 코칭스태프는 5선발에 대해 김태훈과 박종훈을 놓고 고민해 왔다. 김태훈과 박종훈을 엔트리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1군에 데리고 있으면서 꾸준하게 컨디션을 점검했다. 또 둘은 2군 경기에 등판시켜 기량을 점검했다. 김태훈은 11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박종훈에 이어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나름 호투를 펼친 김태훈은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박종훈은 아직 제구력에서 완전한 믿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두산 2군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이닝 동안 35개의 볼을 던졌다. 안타 없이 2볼넷 2탈삼진으로 1실점(비자책)했으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또 14일 넥센 2군전에도 등판,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투구수가 91개로 다소 많았다.

이만수 감독과 성준 투수 코치는 5선발 자리가 '키워야 하는 유망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음날 확실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가 던져 연패 확률이 낮은 만큼 다소 느긋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팀, 상황, 선수 컨디션에 따라 투수를 달리 기용할 수도 있다"는 이 감독의 말이 바로 이를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임치영이 잘던졌지만 김태훈과 박종훈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또 박정배를 비롯해 2군에 있지만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투수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코칭스태프의 의도에 맞는 '공격적인 피칭'이 수반돼야 한다.
5선발 경쟁은 단순하지 않다. 이를 통해 선발진은 물론 투수진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로만 등판할 것 같던 김태훈이 불펜으로 갔고 임치영이 선발로 옮겼다. 나머지 선발진이 잘하고 있다지만 언제 부진과 부상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모든 면에서 긴장해야 한다.
어쨌든 이를 통해 SK 젊은 선발진은 차차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게다가 성적까지 좋아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김광현, 송은범까지 돌아오면 더욱 무서워질 기세다. 5선발 경쟁이 SK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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