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커터’ 사도스키, “중지 활용이 포인트”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4.17 09: 03

“사실 미국에서도 그와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무브먼트에 있어서는 스스로도 자신있다고 생각한다”.
최고 140km대 후반의 직구를 던지는 투수지만 파워피처는 아니다. 그러나 슬라이더성 컷 패스트볼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고 145km에 달하는 슬라이더 궤적으로 훅 떨어지는 공이기 때문이다. ‘명품 컷 패스트볼’을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30)가 컷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자신만의 요령을 이야기했다.
지난 2년 간 선발진을 지키며 21승을 거둬 3년 째 롯데 선발진 일원으로 활약 중인 사도스키는 올 시즌 첫 두 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등판이던 8일 한화전서 3이닝 6피안타 5실점(3자책)으로 고개를 떨궜던 사도스키는 14일 두산전서 6이닝 5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사도스키의 장점 중 하나는 컷 패스트볼의 무브먼트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뉴욕 양키스의 막강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무기로도 유명한 컷 패스트볼은 슬라이더와 비슷하게 투수가 던지는 팔 스윙과 순방향으로 변하지만 구속이 빠른 대신 옆으로 변하는 움직임은 슬라이더보다 약하다.
그러나 사도스키의 컷 패스트볼은 움직임만 보면 거의 슬라이더급이다. 게다가 사도스키의 구위가 좋을 때는 컷 패스트볼의 구속이 141~145km에서 형성된다. 파워피처가 아닌 사도스키임을 감안하면 똑같은 투구폼에서 직구와 비슷한 빠르기로 날아들지만 확연히 다른 공인 만큼 타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다.
사도스키와 이야기하던 도중 그의 컷 패스트볼에 대해 질문하며 ‘밥줄이 끊어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립을 보여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사도스키는 선뜻 공을 잡은 뒤 그립을 보여줬다. 재미있는 것은 포심 패스트볼 그립에서 떨어져있던 중지를 검지 옆에 그대로 붙이는 동작이었다.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던졌다. 움직임을 보고 ‘혹시 슬라이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슬라이더는 아니다. 이 컷 패스트볼은 좋을 때 141~145km 정도 계측되는 구종이며 진짜 슬라이더는 최고 135km 정도다. 여기서 릴리스포인트 때 검지와 중지를 붙여 긁어 던질 뿐이다”.
검지와 중지를 붙여 타점에서 힘의 집중도를 높이는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사도스키는 정통 오버스로라기보다 약간 스리쿼터형에 가까운 팔 각도를 보여준다. 그만큼 슬라이더와 혼돈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은 테일링 컷 패스트볼을 던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도스키는 “미국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파워피처가 아닌데도 슬라이더가 저렇게 빠른 투수는 흔치 않다’라고. 나도 파워피처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강력한 포심보다 여러 구종의 무브먼트를 앞세워 타자를 상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른바 장점 특화 투구다”라고 이야기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그저 선배 투수들의 그립을 쥐고 모사하는 것이 아닌, 노력을 통해 만든 장점 특화 투구에 대한 사도스키의 자신감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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