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돌아온 파이어볼러 전성시대 열리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4.17 09: 01

파이어볼러들의 귀환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 최대성(27)을 필두로 두산 서동환(26), LG 유원상(25) KIA 한기주(25)까지 특급 파이어볼러로 주목 받고 프로에 입단했던 이들이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벌이며 성공적인 재기에 나섰다.
시작은 최대성이 끊었다. 최대성은 7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1431일만의 1군 마운드를 밟아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앞세워 홀드를 올렸다. 군복무와 함께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1군 무대에 복귀한 최대성은 5경기 연속 무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 롯데는 정대현·이승호의 부상과 부진으로 불펜진 운용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최대성의 활약으로 이들의 공백이 메워진 상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중간 불펜이었다”며 “작년에 비해 불펜 필승조가 거의 다 바뀌었고 정대현과 이승호도 초반에 합류하지 못해 답답했다. 하지만 최대성과 김성호가 잘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고 한 숨을 놨다. 올 시즌 7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2.77로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다. 
만년 유망주 두산 서동환도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2005년 두산에 2차 1순위로 지명, 계약금 5억원을 받고 입단한 서동환은 데뷔 첫 해부터 마무리로 낙점되며 큰 기대를 받았다. 단단한 체구에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지니고 있어 꾸준히 1군 등판 기회를 받았지만 끝내 컨트롤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한 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임의탈퇴까지 겪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시즌 깜짝 선발승을 거뒀고 올 시즌에는 개막전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서동환 역시 개막전부터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가볍게 스타트를 끊었고 지난 11일 청주 한화전에선 3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14일 사직 롯데전에선 4⅔이닝 무실점으로 연장혈투 속에서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현재 서동환은 시속 145km를 상회하는 직구를 구사, 잃어버렸던 구속을 되찾았고 8⅔이닝 동안 탈삼진 13개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타선을 압도하는 중이다. 위닝샷으로 연마중인 스플리터가 완전히 정착된다면 올 시즌 두산 불펜의 핵으로 자리할 수 있다.
LG 유원상은 불펜진의 핵심으로 호투하고 있다. 고교시절 한기주와 함께 최고의 우완투수로 손꼽혔던 유원상은 2006년 계약금 5억5000만원에 한화에 1차 지명,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다. 그러나 유원상은 지난 시즌 LG로 트레이드되고 나서야 여유를 찾았다. 한화 시절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보장 받으며 꾸준히 기회가 주어졌지만 서둘러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오히려 기량을 정체시켰고 트레이드가 야구인생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 유원상은 최고 구속 147km의 직구와 130km대 후반의 슬라이더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에서 리그 최고의 좌타라인 이승엽·최형우를 상대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11일 롯데전에선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KIA와의 주말 3연전 중 2경기에 등판한 유원상은 지금까지 4⅔이닝을 소화하며 4탈삼진 4피안타 평균자책점 0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유원상은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투수코치님들과 함께 변화를 꾀했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 아직 100% 완성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고 앞으로 보다 향상된 구위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10억팔 괴물투수’ KIA 한기주도 재활의 종착점을 찍고 있다. 2009년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로 오랫동안 실전 무대에서 멀어져있었던 한기주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1군에 합류했고 선동렬 감독은 “한기주가 100%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며 올 시즌 KIA의 뒷문을 한기주에게 맡길 뜻을 밝혔다.
지난 11일 한기주는 우려 속에 복귀전에 나섰지만 첫 단추부터 잘 맞췄다. 에이스 윤석민의 8이닝 무실점 호투 뒤 마운드를 밟은 한기주는 배영섭과 이승엽에게 볼넷을 내줬음에도 최형우와 박석민을 모두 범타 처리해 마운드를 지켰고 9회말 김원섭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한기주는 13일과 14일 LG전 연투에 임했고 14일 시즌 첫 세이브에 성공했다.
롯데·두산·LG·KIA 모두 현재로선 리그 최정상급 불펜과는 거리가 있는 팀들이다. 롯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정대현·이승호가 없고 두산은 정재훈이 재활 중, 고창성은 구위가 눈에 띄게 하락한 상태다. LG는 그동안 불펜 불안이 고질병이었고 KIA 역시 2009시즌 이후 늘 뒷문 불안에 시달렸다. 최대성·서동환·유원상·한기주 모두 입단 당시 최고의 재능을 인정받았고 언젠가는 각 팀의 에이스로 올라설 거라는 기대를 받았다. 올 시즌 비로소 이들의 잠재력이 만개해 파이어볼러 철벽 불펜투수의 전성시대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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