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타선이 수상하다.
지난 15일까지 팀당 7경기씩을 소화한 패넌트레이스에서 3승4패로 5위에 올라있는 넥센 팀 타율은 현재 2할2푼8리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안타 개수는 51개로 최하위. 넥센 타자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받았지만 숫자만 놓고 보면 지난해 팀 타율(.245)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어보인다.
그런데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일취월장한 장타력. 현재 넥센은 현재 6개의 홈런으로 2위 SK(4개)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장타수는 16개로 1위, 장타율은 3할7푼5리로 롯데(.385)에 이어 2위다. 주전 유격수 강정호는 홈런 4개로 홈런 레이스 초반 홀로 질주하고 있다.

아직 133경기 중 7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해 장타율 최하위(.353), 홈런 최하위(79개)에 그쳤던 넥센임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박병호의 프로 첫 만루 홈런, 강정호의 연타석 홈런 등 대포쇼를 벌였다.
그러나 쉽게 터지지 않는 홈런으로 득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체적인 타율 저하로 넥센의 출루율은 SK와 함께 공동 최하위(.317)에 머무르고 있다. 나가는 주자가 없다보니 득점권 타율도 2할5푼6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장타율이 높아도 타격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까닭이다.
신기하면서도 넥센에 다행인 것은 득점 면에서 33득점을 기록, LG(34득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올리고 있다. 낮은 득점권 타율 속에서도 많은 득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더 많이 나간다면 점수를 폭발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재 넥센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것은 5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강정호다. 강정호는 9할6푼5리의 장타율, 4홈런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동시에 10타점을 기록, 팀의 33타점 중 3분의 1을 혼자 책임졌다. 강정호를 중심으로 한 타선의 응집력이 생겨야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팀을 버티게 해줬던 투수진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4.57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간 계투진의 실점이 많아졌다. 이제는 지금까지 투수진의 도움을 받아온 타자들이 나서야 할 때다. 무의미한 장타보다는 팀배팅을 위한 정교한 타격이 우선시돼야 한다. 각자의 타격에 팀을 위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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