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석 “박하선, 여자로 느낀 적 없다면 거짓말”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4.17 08: 19

“소녀시대 제시카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군대에 있을 때 소녀시대는 정말 우상이었거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녀시대에게 예쁘다고 거침없이 말했더니 바람둥이로 보였나봐요. 그래도 다행히 ‘하이킥3’ 하면서 바람둥이 이미지가 싹 없어졌네요.”
배우 서지석(31·서종욱)은 2009년 SBS 토크쇼 ‘강심장’에서 군복무 시절 제시카를 좋아했다고 고백했다. 또 지난해 tvN 토크쇼 ‘택시’에서 성유리가 이상형이라고 말해 의도하지 않게 바람둥이 이미지가 생겨버렸다. 이 모두가 그의 솔직한 성격 때문이다.
그는 지난 달 종영한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한 여자만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체육 교사 윤지석으로 6개월을 살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예능에서 보여준 바람둥이보다는 ‘하이킥3’ 순정남 윤지석과 좀 더 가깝다는 서지석과 서울 중구 장충동 Cafe 105에서 대화를 나눴다.

서지석은 ‘하이킥3’에서 오롯이 박하선만 바라본다. 오죽하면 ‘호구 지석’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다.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자, 그것도 매력이 넘치는 박하선을 바라봤던 그다. 남녀 간의 미묘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하선이를 여자로 느낀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도 모르게 하선이를 좋아한 적이 있었을 거예요. 하선이를 여자로 봤기 때문에 극중에서 그토록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는 박하선과의 연인 연기로 인해 후유증도 생겼다. 1년 6개월 전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지금까지 솔로인 그는 “시트콤에서 하선이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다가 종영하고 나니 허전함이 정말 크다”면서 “빨리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음을 보였다.
‘하이킥3’, 딜레마에서 날 구했다
 
‘하이킥3’는 서지석이라는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2001년에 데뷔한 이후 10년 넘게 연기만 한 그는 ‘하이킥3’ 출연을 앞두고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이 맞는 일인지 고민에 빠졌다. 연기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지만 ‘하이킥3’ 출연을 앞두고 생긴 고민은 연기 인생을 뒤흔들만큼 상당히 컸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잘한 것보다는 후회스러운 것이 많더라고요. 제가 뛰어나게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죠. 그런데 ‘하이킥3’를 하면서 다시 한번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아, 이 일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서지석은 ‘하이킥3’를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고 했다. 며칠씩 잠을 자지 못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는 “다른 작품 할 때는 밤을 새면 지쳐서 예민해졌는데 이상하게 ‘하이킥3’는 3일 밤을 새도 실실 웃음이 나왔다”면서 “대본이 정말 재밌으니까 연기를 할 때도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다. 작품을 할 때마다 시청자 게시판도 살펴보고 자신에 대한 기사도 챙겨본다. ‘하이킥3’ 초반 연기가 다소 과장스러웠다는 지적 역시 이 같은 꼼꼼한 성격 덕분에 금세 바로잡았다.
“초반에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깨뜨려보자고 마음먹은 것이 과장된 연기로 이어진 것 같아요.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제가 봐도 눈살을 찌푸리게 연기를 했어요. 재미있게 하려고 하다보면 더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편안하게 연기를 했어요.” 
운동 중독?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하이킥3’가 끝났다. 아직 차기작은 결정된 것이 없다. 그러면 분명히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롭게 보낼 줄 알았는데 서지석은 작품을 할 때보다 더 바쁘게 보였다. 요즘 하루에 네 시간밖에 잠을 못 잔다고 했다. 그런데 이유가 좀 독특하다.
서지석은 일주일 중 무려 6일을 동료 연예인들과 농구, 야구, 축구를 하느라 몸이 녹초가 될 지경이다. 그가 속한 스포츠팀만 축구팀 둘, 야구팀 둘, 농구팀 하나 등 5개다. 그중 농구팀은 직접 창단까지 했다. 웬만한 프로 선수들보다 운동량이 많지만 운동을 할 수 있어서 마냥 좋다고. 이 정도면 운동 중독이다.
“원래 운동을 좋아해요. 계속 운동을 해서 몸을 혹사시켜요. 걷지도 못하고 밤에는 아파서 끙끙 앓죠. 그래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만족감을 느껴요. 전 술도 안 마시거든요. 한국의 보통 남자들이 술을 마시는 것만큼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실제로 서지석은 어렸을 때 꿈이 체육 교사였을 정도로 운동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연기도 좋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포츠센터를 세워서 평생 운동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성격 탓에 당연히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작품과 강한 남성미를 뽐낼 수 있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서지석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예상대로 그가 출연을 희망하는 예능 프로그램 역시 운동하고 관련돼 있다. 서지석은 “사람들하고 팀을 이뤄서 하는 예능을 하고 싶다”면서 “‘런닝맨’에 능력자2로 나갈 수도 있다”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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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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