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섹시 콘셉트가 '파격', '도발'에서 '은근함', '절제'로 바뀌고 있다.
두눈이 번쩍 뜨이는 화끈한 동작과 짧은 숏팬츠로 대표되던 걸그룹의 섹시 콘셉트가 몸의 라인을 살리고 특정 동작보다는 분위기로 승부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최근 '볼륨업'으로 컴백한 포미닛은 숏팬츠 위에 여신룩을 강조하는 쉬폰 드레스를 덧입혀 노출 부위를 줄이고 대신 여성스러우면서도 당당한 분위기를 살렸다. 지난해 하체를 이용한 일명 '쩍벌춤'으로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놨던 포미닛은 이번에는 자극적인 춤 동작이나 노출 대신 파워풀한 무대 연출과 멤버들의 카리스마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나 혼자'로 컴백한 씨스타 역시 분위기로 승부하는 중. 지난해 엉덩이에 손을 대는 '꼬리춤' 등을 시도했다가 선정성 논란을 의식해 방송 무대 직전 춤을 수정했던 씨스타는 이번엔 특정 동작보다는 전체적으로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공을 들였다. 몸의 라인을 강조하듯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트임 스커트 사이로 다리 라인만 살짝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파격적이진 않지만, 그 어느 무대보다 농염하다.

오는 18일 컴백하는 걸스데이는 '귀여운 섹시함'을 내세울 예정. 깜찍발랄한 노래로 큰 인기를 모아온 걸스데이는 이번 신곡에서 섹시한 숙녀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데, 기존 귀여운 모습을 완전히 버리진 않기로 했다. 노출보다는 상큼 발랄한 소녀 이미지에 약간의 섹시함만 더하겠다는 것.
지난해 파격 설정과 도발적인 춤으로 여러 걸그룹이 인기 그룹으로 도약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파격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풀이가 설득력을 갖고 있는 중. 한 가요관계자는 "심의, 정서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수준보다 더 도발적이긴 어려운 게 사실인데다, 비슷한 전략으로는 또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조금 감추는 듯한 은근한 섹시함이 더 눈길을 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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