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성환의 맹타가 더욱 빛나는 이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4.17 12: 19

두 번의 아픔은 없다. 지난해의 부진은 과거일 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조성환(36)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16일까지 타율 3할9푼4리(33타수 13안타) 1홈런 2타점 5득점을 기록 중이다. 2번 중책을 맡고 있는 조성환이 제 몫을 톡톡히 해준 덕분에 롯데 타선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졌다. 그가 누상에 나가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위협하면서 전준우, 홍성흔, 강민호 등 중심 타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성환에게 롤모델 같은 존재인 박정태 롯데 타격 코치는 "(조)성환이가 2번 타자로서 제 몫을 다 해주고 있다. 경기 흐름을 원할하게 해주는 윤활유 같은 존재"라면서 "성환이가 잘 해주니까 중심 타선에도 큰 힘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성환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쉴 틈 없다'는 표현이 딱이다.

당시 조성환은 "내년은 내가 야구를 오래 하느냐 마냐의 갈림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겨울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명예 회복을 위해 모험이 될 수도 있는 선택인 시력교정 수술도 받았다. "내가 눈 수술을 한 것도 승부수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 조성환은 "이 나이에 대충 야구 할 것이라면 위험 부담을 안고 눈 수술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많이 고민하고 결정했던 사안인데 다행히 시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조성환이 겨우내 흘린 땀방울의 결실은 정규시즌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박 코치는 "작년 겨울에 정말 열심히 했다. 부진 원인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스윙 궤도, 체력 강화 등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줘야 겠지만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성환이가 잘 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성환을 두고 '거인 군단의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하듯 박 코치 또한 "워낙 책임감이 강한 선수니까 잘 할 것"이라고 무한신뢰를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핑계거리가 없다"고 했었던 조성환은 맹타를 휘두르며 거인 군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첫 날 개막전이 끝나고 내가 수훈 선수로 호명될 때 많이 놀랐고 팬들의 환호성에 더욱 감격했다. '아직 날 반겨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던 것 같다.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나 스스로 위축됐는데 팬들께서 절 잊지 않아주신다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라도 올해 정말 잘 해야 한다".
조성환은 올 시즌 맹타 비결을 많은 사람들의 믿음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 또는 부진을 딛고 재기하는 모습은 한 편의 드라마 만큼이나 감동적이다. 어쩌면 베테랑 선수의 부진을 나이 탓으로만 여기는 잘못된 시선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 또한 담겨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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